"290개 부품 중 75%는 미국, 16%는 유럽, 9%는 아시아 회사 제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사진=영국 '분쟁군비연구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사진=영국 '분쟁군비연구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에 사용된 부품 가운데 미국과 유럽 기업 제품의 비중이 90%가 넘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분쟁군비연구소’(CAR∙Conflict Armament Research)가 ‘최신 전자 부품에 의존하는 북한 미사일’ 보고서를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제 미사일 잔해를 조사한 결과 290개 부품 중 75%는 미국 회사, 16%는 유럽 회사, 9%는 아시아에 설립된 회사가 설계·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의 항법 체계를 구성하는 이들 부품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스위스, 대만 등에 본사를 둔 26개 회사의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제조사들이 북한에 제품을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라 국제 중개상을 거쳐 북한에 반입됐을 수 있다며 부품 회사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부품의 제조시기는 2021년에서 2023년 사이로, 지난해 3월 이후 조립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사진=영국 CAR)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사진=영국 CAR)

보고서는 “북한이 거의 20년간 유지되어온 제재망을 탐지당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견고한 조달 네트워크를 개발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6년부터 탄도미사일 생산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받아온 북한이 지난해까지도 (외국산) 부품 확보를 통해 첨단 무기 생산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20일  RFA(자유아시아방송)에 “이러한 발견(미국 제품이 북한 미사일 생산에 사용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활동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김정은 정권을 막고 싶다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러시아와 중국의 은행, 기업, 개인을 제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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