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철 북한 외무성 부상(오른쪽)이 인도 외무싱 국무장관을 만나는 모습(사진=인도 NDTV)

20년만에 인도 고위급 인사인 국무장관이 방북해 북미 정상회담과 연관성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17일 평양을 찾은 인도 쿠마르 싱 국무장관은 다양한 북한 고위 각료들과 관계자를 만났고 이틀 동안 회담에서 이들은 '양국 간 정치, 경제, 교육, 문화 협력' 분야를 논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방북은 1998년 9월 무크타르 아바스 나크비 당시 인도 공보부 장관이 영화제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이후 처음 있는 인도 정부 고위인사의 방북이다.

BBC는 "이런 외교 활동은 굉장히 드문 일이고 더욱이 인도 정부 관계자의 방북은 10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조율 중인 시기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북한과 인도가 지난 45년간 외교 관계를 맺어 왔다는 사실을 지나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과 델리에는 상대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고 양국은 문화 교류 프로그램과 과학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해왔다.

북한 외교관들은 델리에서 외교관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인도는 유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평양에 식량도 보냈다.

2004년 쓰나미가 인도를 강타했을 때, 북한은 인도에 3만 달러를 기부하는 성의를 보였다.

인도가 20년 전 마지막으로 북한에 장관을 보내기는 했으나, 평양의 고위 관리들은 지난 몇년간 계속해서 인도를 방문해 왔다.

2015년 4월에는 북한 외무성 관계자가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인도 델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듬해 9월에는 인도 정부 관계자가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델리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다.

인도 장관 키렌 리지루는 '양국 간 무역과 교류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관해서 언급한 적도 있다.

인도는 주로 공업용 화학 제품, 원유와 농산물을 수출했고, 건과일, 천연 껌 등을 수입했다.

2017년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두고 유엔이 대북 제재를 강화해 모든 대북 무역을 금지한 이후에는, 2014년 2억 달러가 넘던 인도-북한간 교역은 약 1억 3000 달러 규모로 감소했다

델리 국방 연구소 연구원이자 동아시아-인도 관계 전문가 프라먼 싱은 "인도는 북한이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고 BBC에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북한에 있어 중요한 창구이며, 두 나라는 눈에 띄지 않아도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는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축소하라는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의 제안도 거절했다.

인도 수슈마 스와라지 외무장관은 "우호국의 대사관 일부는 북한에 남아야, 북한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열어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인도 싱 국무장관에게 현 한반도 상황을 설명했고, 싱 국무장관 역시 한반도 평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인도 국무장관의 방북이 북미 정상회담과 연관성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싱 국무장관은 "우리도 단지 추측할 뿐이다"라면서도 "트럼프는 정상회담 개최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원치 않기에, 인도가 미국을 돕길 바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여기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아니고 문제 당사국도 아니지만, 북한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라고 덧붙였다.

BBC는 "고립국과 협상할 때는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인도와 같이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국가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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