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김정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크렘린궁)
작년 9월, 김정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로시야1’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자체적을 ‘핵우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과 관련해 러시아에 어떤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푸틴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무시하고 북한의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 지위를 공식 내지 묵시적으로(tacitly) 인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한 IFES 브리프 「푸틴의 ‘북한의 자체 핵우산 보유‘ 발언 의미와 전망」(2024.3.19)에서 푸틴 이번 발언의 배경을 분석하며 올해에도 북러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핵우산’은 일반적으로 미국, 러시아 등 핵무기 강대국들이 자신의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에 대해 제공하는 안전보장(security guarantee)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핵무기 보유국 스스로 ‘핵우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푸틴이 제3자의 관점에서 북한이 핵우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스웨덴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 2023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핵무기 30기, 핵탄두 50-70기,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핵투발장치인 미사일 전력면에서도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핵무기 보유 추정국’(presumptive nuclear weapon state)이라고 봤다. “2012년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고, 2023년 9월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 푸틴 북한 ‘핵우산’ 발언의 배경 및 전망은?

이 교수는 푸틴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 핵무기가 근본적으로 방어용 성격의 무기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복원하고자 한다“고 진단했다.

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전환하면서 무기 확보와 경제난 극복 차원에서도 북한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북한과의 긴밀한 공조를 러-중-북 공동전선으로 확대해 한-미-일 삼각연대에 대항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동북아에서 북한을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견제하고 러시아의 역내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확대하기 위함”이라고도 해석했다.

이 교수는 작년 9월 북러정상회담에 이어 금년 상반기 푸틴의 방북을 예상하며 북러 간 군사·경제적 긴밀한 협력이 새로운 관계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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