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제10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제10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사진=노동신문/뉴스1)

통일부가 북한의 '통일 지우기' 움직임은 북한 주민들의 대남 동경과 기대심리를 원천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스스로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완전히 패배했음을 자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급격하게 선대의 업적을 지우는 정도의 통일흔적 지우기는 내부적으로 이념의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공식화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조용하게 지워나가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북한의 내부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회의에서 남한을 적대국, 주적으로 간주하는 조문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한민족을 상기하게 하는 표현들도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대남기구 폐지를 토의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폐지를 가결했다.

이후 북한은 애국가 가사의 '삼천리'를 '이 세상'으로 수정했으며, 여러 홈페이지와 기 송출된 방송을 재방송할 경우, 한반도 전체를 표시하다가 북한만 표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나 내부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 자체가 통상적으로 북한이 그동안 보여왔던 것과 많이 다른 측면이 있다"며, "내부 어려움을 외부에 돌리려는 수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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