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러 대사, 국민 신변 안전·권익 보장 협조 요청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부무 대변인(사진=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부무 대변인(사진=러시아 외무부)

러시아 외무부가 간첩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 백 모씨와 관련해 "한국 측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영사 접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기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사안이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의에는 "(한국이) 양국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며, "상호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도훈 러시아 대사는 이날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을 만나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과 권익 보장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면담은 한국 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성사됐다.

앞서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11일 한국 국민 백 씨가 올해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사법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 씨가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며 메신저로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수집했다"며, "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기려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백 씨는 선교사 신분으로 북한 주민의 탈북 과정을 돕거나 북한 벌목공에 인도적 지원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는 "이 분의 활동과 신분 여러가지가 맞물려 있어서 공개하기 어렵다"며, "러시아와는 이미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가 언론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공개한 만큼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불만을 가진 러시아가 정치적 협상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최근 강화된 북러 밀착 관계와 경색된 한러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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