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폭탄 테러 속보(사진=CNN 갈무리)
이란 폭탄 테러 속보(사진=CNN 갈무리)

이란 남동부 케르만시의 사헤브 알자만 모스크 인근에서 두 차례의 폭발이 발생해 최소 103명이 사망했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의 살해가 일어난 지 하루만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번 폭발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3% 이상 급등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폭발은 2020년 미국의 바그다드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의 사망을 기념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약 15분 간격으로 일어났다.

두 폭발 모두 모스크의 순교자 묘지 근처에서 발생했는데, 현지 언론은 첫 번째 폭발이 솔레이마니의 무덤에서 약 700미터(m)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폭발은 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타스님 통신사는 소식통을 인용해 "폭탄을 담은 가방 두 개가 터졌다"며 "가해자들은 원격 조종으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영 언론과 지역 당국은 이 폭발을 '테러 공격'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테러를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이번 테러가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의 "사악하고 범죄적인 적들"을 비난하고 "가혹한 대응"을 다짐했다.

해질녘이 되자 군중은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케르만에 있는 순교자 묘지로 다시 모였다. 일부 사람들은 이번 테러의 배후에 이슬람국가(IS) 또는 이스라엘이 있다고 본다.

이날 테헤란에서는 수천 명이 솔레이마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랜드 모살라 모스크에 모였다. 지난 2일에는 솔레이마니를 추모하기 위해 이라크 바그다드에 약 3000명이 모였다. 

솔레이마니의 딸 제이납은 "오늘 발생한 쓰라린 테러 사건을 규탄한다"며 "범죄 가해자들이 밝혀지고 그들의 행동에 따라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유럽연합(EU),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라크, 요르단 등은 일제히 테러 행위를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폭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행위는 충격적인 민간인 사망과 부상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묘지를 방문하는 평화로운 사람들을 살해한 그 잔인함과 냉소주의가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번 테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에 “미국이 어떤 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렇다고 하는 어떤 암시도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이번 폭발에 연루됐다고 믿을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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