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학 SPN 위성분석실장

묘향산 보현사(사진=내나라)
묘향산 보현사(사진=내나라)

만물의 근원이 물질에 있다는 사회주의 유물론에 따라 북한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북한에 종교시설이 있다. 평양에 주로 몰려 있는데, 예외적으로 불교 사찰은 지방에 역사 문화유적으로 일부가 복구, 보존되고 있다.

북한 종교시설에 대해서 불교(보현사)부터 시작해서 개신교(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카톨릭(장충성당), 러시아정교(정백사원) 순으로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불교 사찰로는 유서 깊은 보현사가 있는데, 행정구역은 자강도 향산군 향암리에 속한다.

보현사와 불교역사박물관

묘향산 골짜기에 북한 불교의 본산 보현사가 있다. 유서 깊은 보현사는 불교역사박물관과 함께 외국인 대상 쇼윈도 관광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묘향산 골짜기에 북한 불교의 본산 보현사가 있다. 유서 깊은 보현사는 불교역사박물관과 함께 외국인 대상 쇼윈도 관광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보현사는 북한이 백두산, 금강산에 이어 자랑하는 명산인 묘향산(1,909m 높이) 골짜기에 있다. 조선시대 5대 사찰의 하나로 북한 불교의 본산이다. 또한, 보현사는 서산대사가 입적하신 곳이고, 사찰 내에는 수충사에 영정 그림을 모셔놨다.

위성사진에서 보현사 좌측에 북한이 불교역사박물관을 크게 지어놨다. 북한 땅 전체의 불교 문화재를 이곳에 가득 모아 놓고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외국인 쇼윈도 관광코스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불교역사박물관을 보현사와 함께 상당히 중요하게 취급한다.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승려들이 대부분 대처승이고 절에서 기거하는 일 없이 따로 사하촌(寺下村) 격인 아랫마을에 살면서 외국인 관광객이나 기자가 올 때 급히 출퇴근하는 정도란다. 이들의 정체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사람들로 평소에는 가발 쓰고 일터에서 일하다가 외국인이 올 때만 와서 방문객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남한에서처럼 수도자나 성직자가 아니고, 우리로 치면 군청이나 시청 문화재 담당 공무원 격으로 보는 게 맞다는 것이 나무위키의 설명이다. 그들이 반야심경 뜻을 알고, 암송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보현사 석탑과 범종

보현사 대웅전 앞 8각 13층 석탑과 범종이다. 범종은 금강산 유점사가 불타 없어지면서 옮겨온 것이다.(사진=정성학)
보현사 대웅전 앞 8각 13층 석탑과 범종이다. 범종은 금강산 유점사가 불타 없어지면서 옮겨온 것이다.(사진=정성학)

지인이 기증해 준 귀중한 보현사 사진이다. 대웅전 앞에 813층 석탑이 세워져 있고, 우측에 범종 사진이 있는데, 보기만 해도 장엄한 범종 소리가 은은히 메아리쳐 들리는 것 같다. 시끄러운 속세 티끌을 씻어내 듯 경건한 해탈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6.25 전쟁 중에 소실된 금강산 유점사에 있던 범종을 보현사로 옮겨다 전시 및 보관하는 것이라고 한다.

 

보현사에 보존돼 있는 유물들(사진=내나라)
보현사에 보존돼 있는 유물들(사진=내나라)

북한 대외용 매체인 '내나라'는 15일 "비석들에 새겨진 기록에 의하면 묘향산에는 360여 개의 불교사찰이 있었다고 한다"며 "다만 역사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은 모두 150여 개"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인 보현사는 1042년에 처음 세워진 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번 고쳐세웠다"며 "지금 남아있는 보현사의 기본건물들은 주로 1441년부터 1775년 사이에 고쳐지은 것"이라고 전했다.

"절간들에는 불상, 그림, 인쇄목판, 불교의식 및 생활도구를 비롯하여 고려, 조선시기 유물들이 많았지만, 지난 세기 전반기 일제의 군사적강점 시기와 6·25전쟁 시기에 적지 않게 손상되고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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