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사진=백악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두 달 이상 미사일 발사 등을 멈추면서 대화 의지가 어느 정도 엿보이지만,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양측의 만남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14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물어야 할 질문은 (양측이) 대화에 얼마만큼의 심각성을 두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지 무엇을 놓고 대화할지, 어떤 점에 합의를 이룰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확실하게 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두 나라가 다양한 레벨에서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을 멈추면 이를 대화를 재개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이 같은 주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이런 미 당국자들의 발언이 북한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퍼 부회장 "미국 정부는 북한의 무기 실험 자제가 유익하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 오기 위해 일종의 유예기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확실성을 내세우면서 공격 위협을 명확히 해 왔지만 이제는 (북한과의) 외교 선택지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은 약간의 훈련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한 행동이나 선제 공격 위협은 줄어들고 대신 ‘최대 압박을 통한 제재 외교’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미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응할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60일 넘게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것만으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미사일 실험 중단의 이유가 어떤 것이든, 이를 통해 대화의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이를 굳이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대화가 시작된다고 해도 ‘합의’가 이뤄지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반면 미국과 동맹들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닝 연구원도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를 고려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어느 때라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재가 이제 막 북한 경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한 만큼 북한으로서도 몇 개월 후에는 목표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퍼 부회장도 "북한의 ‘60일 도발 중단’이 미국의 대화 요구에 응하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잠시 무기 실험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은 일시적일 뿐이며, 북한은 회담에 나서기 전에 미국이 경제와 외교부문에서의 압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미국에게 실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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