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한중일 순방 : 미국언론의 반응, 세종연구소>

(박지광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하여 한국민에게 한미동맹을 다시한번 천 명하고 한미친선을 도모하였다는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한국민사이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크게 개 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1월 10일자 동아일보가 보도하였듯이 이번 방한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 은 침착하고 절제된 태도와 잘 준비된 국회연설을 통해 그동안 외신을 통해서 보도되었던 거칠고 변덕스럽던 모습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필자주 변에도 불안정한 괴짜대통령으로만 치부되었던 트 럼프 대통령을 다시 평가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어떠한 것일까? 더 나아가 그의 이번 한중 일 순방은 미국언론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본 글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순 방에 대한 미국측 평가를 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요 미국언론의 반응을 분석하고 있다.

먼저 한중일의 “경쟁”적인 환대를 받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은 정작 미국언론에서는 무관심하게 다루어졌다. 이는 특별한 돌발이슈나 중대한 어젠다가 없었던 이번 순방의 평이함에도 기인하지만 지난 5일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교 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은 국제뉴스보다도 국내뉴스를 더 비중있게 다루는 전통이있으며 총기사건의 경우 더욱 언론의 관심을 받는다. 그런 점에서 26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총기난사사건은 언론의 관심을 트럼프 한중일 순방으로부터 빼앗기에 충분하였다. 

게다가 공화당이 주지사∙하원의 원 선거에서 참패한 11월 선거 또한 언론의 조명 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중일 순방보도는 다른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에 비해서도 언론에 의해 덜 비중있게 다루어졌다. 그런 점에서 무역문제 에 초점을 맞춘 이번 순방이 트럼프의 의중과는 달리 국내유권자의 관심을 받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이번 한중일 순방중 미국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뉴스는 엉뚱하게도 아베수상과 같이 금붕어 연못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붕어 밥통을 통째로 쏟아 먹이를 준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트럼프 의 무례함과 무식함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크게 관심을 끌었다가 나중에 아베수상이 먼저 먹이통을 통째로 연못에 부어버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따라 한 것으로 밝혀지자 이를 정정하는 뉴스들이 전파를 탔다. 이번 순방이 이슈가 부족했던 순방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미 언론들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성과에 대해서는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언론매체는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무기의 우수성을 언급하며 무기세일즈를 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샀다. 그리고 방중기간에 있었던 중국과의 2500억 불 이상의 대규모 수출계약에 대해서도 후하게 평가했다.

이에 비해 대다수를 차지하는 진보적 언론매체 는 방중성과에 대해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였다. AP,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블룸버그, 그리고 심지어 중립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거래의 상당수가 양해각서(MOU)로서 정식계약이 아닌 점 을 지적하고 그나마 정식으로 계약된 650억 달러 상당의 상품계약도 이미 성사된 계약을 트럼프 방중에 맞춰 발표한 것이나 매년 수입하는 물품들의 재계약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예를들어 중국이 보잉항공기 300여 대를 구매하기로 한 계약도 이미 오래전에 조율된 거래로 계약발표시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맞춘 것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기업대표회담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미흑자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 미국행정부를 비난한 것은 거의 모든 미국 언론이 한목소리로 비난하였다. 

진보언론은 또한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내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하였다. 사실 미∙중간의 계약발표는 금액만을 제외하고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정상회담 후 의례적인 과정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미∙중간의 대규모 거래 발표가 언론의 찬사를 받는 데에는 미흡하였다.

전체적으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은 북핵문제에 대한 아시아국가들의 공동대처를 촉구하고 한중일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촉구한 예상되었던 행보를 무난히 해낸 평범한 순방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자질논란에 시달리 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본인도 다른 대통령들 과 다름없이 정상회담을 무난히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방문국가를 안심시킨 의미있는 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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