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평와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강연 내용임>

북한의 핵 개발이 완성단계에 들면서 이제 자유 대한민국이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것도- 마이크 폼페오 미 CIA 국장이 19일 ‘북한이 대미 핵공격능력을 갖추는데 몇 달 걸리지도 않을 수 있다.’고 했으니 먼 미래가 아니라 곧 코앞에 닥칠 위협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북한 핵미사일은 바로 지금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너무 늦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의지가 더 없이 고맙고, 우리도 적극 함께 나서야 할 듯한데 뜻밖에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 핵 보다도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더 경계하는 이들이 많은듯하다. 이러다가 자칫 우리의 미래가 날아가 버릴까 겁난다.

1. 북한 핵미사일은 적화통일의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핵은 이른바 絶對武器라는 것이다. 만약 북한의 핵미사일이 實戰에 배치되면 ‘남과 북의 군사력 균형은 결정적으로 붕괴되고, 한국은 졸지에 전략적 피그미가 되어 전쟁이냐? 항복이냐? 한없이 시달리면서 점차 한반도 赤化통일의 길로 끌려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혹시 평화가 유지된다고 해도 ‘종속적, 노예적 평화’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로서는 완벽한 대처방법도 찾기 어렵다.

사드를 배치한다고 완벽할 수는 없고, ‘미국 핵우산’은 물론 설사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아예 우리 핵을 만든다 해도, 도움은 될망정 완벽한 대처에는 한계가 있다. 생각해 보라. 북한이 핵을 가지면 우리 핵이 있든 없든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해도 膺懲報復이 어렵게 된다. 그것은 억제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오늘 한국사회는 말도 안 되는 광우병 따위에도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가 뿌리째 흔들릴 만큼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인데, 북한이 핵을 배경으로 이런저런 도발을, 그것도 복합적으로 계속하면 우리 경제가 마비되고 사회가 공황에 빠져들어 정말로 적화의 문턱을 끌려 넘게 되지 않겠는가? 전술핵을 배치하거나 우리 핵이 있어도 북한에 핵이 있는 한 우리가 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은 북한도 그래서 핵을 만들었다. 우리는 흔히 ‘북한 핵은 북한 체제보장용’으로 알지만 오늘 북한 체제위기가 어디 ‘미국의 위협’ 때문인가? 아니다. 북한체제 자체의 모순 때문이다. 이유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1974년, 등장하면서부터 -그 때는 북한의 경제가 우리보다 멀리 앞서가고 있었다.- 경제고 뭐고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로지 ‘무력적화통일’에 올인하던 김정일이가 1980년대 들면서 남쪽에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고 한미연합사까지 창설되는 것을 보면서 이것 이제 보통수단으로는 안되겠구나 하고 선택한 특단의 대책이 핵개발을 서두는 것이었다. 핵으로 미국을 밀어내든지 유사시 증원이라도 막아서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던 6.25의 前轍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굳이 ICBM에 집착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9월 초 6차 핵실험 후에는 김정은도(녹음강연 등을 통해) “핵미사일은 조국 통일을 앞당기는 만능열쇠”라면서 핵을 만든 底意를 들어내고 있다. 우리사회도 비로소 좀 충격을 받는 모습이지만,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때도 그랬다. 우리 언론에서 ‘미국과의 협상카드’니 뭐니 重言復言하니까 김정일의 비공식 대변인이라던 김명철 조미평화연구센터 원장이 ‘그게 아니고- 김정일의 꿈인 통일의 원동력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一喝 했었다. ‘적화통일의 만능열쇠, 원동력’- 그 표현이 제법 절묘한데 실제로 핵을 만든 목적이 어디에 있건 간에 그것이 한반도에 초래할 궁극적 결과는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로서는 북한 핵미사일은 어떻게든 폐기시켜야만하고, 아니면 우리가 살아남기가 어렵다. 그러나 북한 역시 쉽게 폐기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은 온 세계가 ‘너 그것 만들면 혼내준다.’고 겁주고 막는 가운데 수많은 주민을 굶겨 죽여 가면서 切齒腐心 만들어서 이제 완성단계에 들었다. 폐기하겠는가? 더욱이 오늘 북한에 있어서의 핵은 북한 체제 정통성의 傍證이자 권위의 상징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북한으로서는 적화통일을 실제로 이루는 외에는 항구적 체제위기를 극복할 길이 아예 없다. 근본적으로 한반도 남측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존재 자체’가 김정은 체제에게는 결정적 본질적 체제위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핵미사일은 ‘적화통일의 원동력이자 만능열쇠’다. 어떻게 폐기 하겠는가?
 
이런 북한에, 우리는 대화하고 달래면 될 것이라고 ‘햇볕 햇볕’하며 열심히 퍼주다가 다 굶어 죽어가던 김정일 체제를 살려내고 핵미사일까지 만들게 해주었다. 사실 인류 역사상 햇볕정책만큼 적대하는 상대에게 그렇게 헌신적인 정책이 어디 있었던가? 그런 속에서 핵이 만들어지고 연평해전이 이어졌다는 것은 아예 항복을 하면 모를까 아무리 대화하고 달래도 아무 소용없다는 증거다.

국제사회의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 경제적 제재’ 방식도 북한의 단호한 의지와 교활한 술수에 휘말려 사실상 북한 핵개발에 이용만 당하고 말았다. 사실 ‘6자’회담? 러시아는 관심도 별로 없고 일본은 영향력이 거의 없다. 미국도 주로 중국을 통해서 해결하려 했다.
 
2003년 중반, 존 볼튼 미 국무차관이 우리 사무실엘 들렸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일본과 한국도 가지게 될 테니 중국이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을까?” ‘단연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은 이미 사실상의 핵 강국인데 이제 새삼 핵을 만들어 세계의 눈총을 받을 이유가 없고 한국은 그럴 입장에 있지 않다. 그 반면 중국은 북한이 적당한 핵 국가로 존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중국은 북한이 핵 개발로 말썽을 부리는 덕분에 국제외교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은가? 중국 지금 해피하다. 무엇 때문에 적극적이겠는가?’ 그는 “실은 나도 동감인데 그래도 워싱턴에는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역대 미국 정부 모두 그래왔다.
  
그럼 중국은? 중국은 북한 핵문제만 나오면 으례 6자회담부터 내 세운다. 그러나 ‘6자회담은 북한 핵실험 시간 벌기요 식량과 에너지를 얻어내기 위한 사기 수단’이라는 것이 다른 이도 아닌 바로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의 말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인들 그걸 모를까? 중국이 정말로 원유 공급을 차단하고 확실하게 고삐를 죈다면 김정은도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UN 안보리에서 아무리 강력한 결의’를 해도 중국은 절대로 북한이 항복할 만큼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는다. 북․중 무역은 압록강 다리 위의 물동량이 줄어들면 그 아래 강을 오가는 배들이 바빠지는 식이다. 이처럼 북한은 死生決斷 핵을 만들겠다는데 정작 결정적 제재수단을 갖고 있는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는 안 된다고 정면으로 가로막고 뒷문까지 열어주고 있으니 어떻게 해결이 되겠는가? 이번 UN 안보리 결의 2731, 2735호는 그런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증명해 준 셈일 것이다..   
 
2. 그렇다면 어떤 대처 방법이 있을까?
 
이런 가운데 북한 핵미사일은 급속히 개발되어, 2020년이면 핵탄두는 80-100개, ICBM에다 SLBM도 머지않아 완성될 것이라고들 하니까 비로소 북한 ‘레짐체인지론’도 나오고 작년 9월 마이크 멀린 미 前합참의장이 언급한 ‘선제타격론’도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언필칭 수소탄이라는 6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는 ‘전술핵 재배치와 자위적 핵개발론’이 힘을 얻고, 그동안의 실패에 실망한 미국에서는 강력한 ‘군사적 옵션’과 함께 그것은 너무 위험하니 결국은 북한 중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협상론’도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우선 ‘전술핵 재배치와 자위적 핵개발론’, 기본적으로 매우 유용한 대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북한 핵미사일 폐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거기에 대처하는 방안일뿐이어서 앞에서 언급했듯이 완벽한 대책이 못 된다는 기본적 한계가 있다. 또 혹시 그 때문에 북한 핵을 허용하게 된다면 得보다 失이 훨씬 더 클 수가 있다. 그 보다도- 실은 이 시점 ‘전술핵 재배치나 핵개발’이 가능 할지 그것도 여전히 의문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쉬울 것 같아도 미국이 그러려면 ‘전략적 필요성 못지않게 동맹적 신뢰와 관리상의 안전’도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격렬한 시민쟁의와 최근의 곤혹스러운 ‘사드 배치’ 사태까지 지켜 봐 온 미국이, 더욱이 연합사 해체로 이어질 ‘전작권 조기이양’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쉽게 동의하겠는가?
 
그렇더라도 우리는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적 핵개발론’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주변 각국에 대한 경고도 필요하지만, 북한이 정말로 핵 국가가 되면 우리도 그 外에는 국가적 생명을 잠시라도 더 이어 갈 수 있는 길이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미국과 內密하게 협의를 해가면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폐기와 아예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면 우리도 사생결단 핵을 개발 할 것임’을 공개선언 하면 어떨까? 기왕이면 중․러가 가장 겁내는 일본과 함께.
 
그리고 ‘협상론’, 북․중과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대신 북한 핵미사일을 폐기 혹은 동결’하기로 협상하자는 것인데 그것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주한미군 철수? 그런다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폐기할리도 없지만 억제는 본래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처하는데도 연합사가 서울에 존재하는 이상의 방법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중국은 압록강 바로 건너에 있는 반면 동맹 미국은 태평양 건너 멀리 있다. 그래서 주한미군으로 겨우 한반도상의 전략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터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면 북한 핵 동결 시는 더 말할 여지가 없고 설사 핵미사일이 몽땅 폐기되더라도 한반도는 저절로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 하에 들게 될 것이다. 북한, 특히 중국이 雙軌竝行, 雙中斷이니 해가며 ‘주한미군 철수’를 절절이 希願해 온 이유다. ‘협상론’은 결국 해결책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울리는 弔鐘 소리에 불과 한 셈이다.
 
그럼에도 여기에 WP, NYT 같은 미국의 주류 언론과 월남을 버려 미국에는 역사상 첫 敗戰의 치욕을 안기고 자신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헨리 키신저 같은 유력 인사들이 앞장을 서고, 한국에서도 제법 알만 한 사람들이 앞장을 서는 듯해서 우리를 몹시 불쾌하게 만든다. 
 
이에 비하면, -북한도 미국의 군사공격을 가장 겁내니까- 군사공격론은 거론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억제 효과는 있고, 또 RAND의 브루스 베넷 같은 전문가들은 진작부터 이스라엘처럼 폭격을 하든지, 적어도 김정일이가 핵을 포기 하지 않으면 ‘자칫 혼나겠구나.’ 겁이라도 나게 해야지 그 외에는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다만 군사공격은 말은 쉽지만 부담이 너무 커서 ‘실현 가능성’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욱이 이제는 북한의 핵 능력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중국도 G2로 커졌고 ‘타격 여건’은 매우 어려워져 있다. 우리 정부가 ‘한국의 동의 없는 군사공격은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군사공격’은 물론 ‘레짐체인지’ 역시 확실한 북 핵 폐기 방법이 될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것이 문제다. 공격 후, 또는 후속 체제가 개발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테니까. 결국 ‘군사공격’이나 ‘레짐체인지’도 자유통일로 매듭지어져야만 완벽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보니「키신저의 키신저」라던 윈스턴 로드 전 미 국무차관보는 작년 3월 조선일보에 ‘한반도 자유통일만이 북 핵 폐기의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단언했고, 존 볼튼 전 미 국무차관도 - 2003년 만났을 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해서 ‘결국은 한반도가 자유통일 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북한 핵문제가 어떻게 흘러 갈 것인가 하는 Flow chart를 그려 주었었는데 반드시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곳곳에서 ‘북한 해체와 한반도 통일’만이 북한 핵 폐기의 유일한 해법이고 만약 중국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적 옵션밖에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많다. 지난 9월말 포린 폴리시에는 ‘거물급 한반도 통일전담 특사를 임명해서 적극 추진하자’는 AEI 다니엘 블루멘탈의 글도 실렸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의 ‘대북 핵 정책’은 6자회담 같은 정책수단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정책목표 자체가 잘못 되었음에 틀림없다. 북한에 저런 체제가 존재하는 한 핵미사일을 폐기 할 리도, 또 할 수도 없을 텐데 그 체제는 그대로 두고 ‘핵미사일 폐기’에만 매달렸으니 애초부터 가능 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실은 서둘러야 한다. 일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속도도 예상외로 급속하기 때문이지만, 旭日昇天 커가는 중국의 팽창주의적 야심 역시 너무 부담스럽다. 미국기업연구소 닉 에버스타트는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은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통일 해야지 아니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는데, ‘북한 핵미사일 개발은 사실상 傍助하면서 우리 사드 배치만 逼迫하는 중국’을 보면 우리가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겁이 다 난다.
 
얼마 전 우리 신임 주중 대사가 ‘중국은 침략적 DNA가 없다’고 합디다만, 누구보다도 중국을 깊이 아는 제임스 릴리 前 주한美 대사는 2007년 1월 미 의회에서 ‘중국 지도층이 북한의 반 정도를 자기땅으로 생각하고 東北工程과 백두산주변의 大軍이 그와 무관치 않다.’는 증언을 했다. 실제로 중화사상의 국제질서는 본래 ‘주권 평등’을 전제로 한 서구적 橫的秩序와는 달리 중국을 頂上으로 한 縱的秩序다.
 
그런 큰 차원에서 보면, 오늘 우리는 싫든 좋든 미국의 힘이 그나마 강력하게 살아있는 동안에 자유통일을 서둘러 나라의 기본 국력부터 크게 키우고 그 위에 좀 괘씸하더라도 일본과도 손을 단단히 잡고 여기에 미국의 확고한 동맹적 뒷받침을 받아내는 매우 大戰略的인 접근을 해야만 할 상황이다. 그래야 통일 후에도 자유 대한민국으로 항구적 번영을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시점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유례없이 강해 보이는 것이 매우 다행스럽다. 사실 우리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자유통일을 이루어 내려면 어차피 우리 힘만으로는 어렵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의 혈맹이라고 하고 있고, 미국이 동맹적 지원을 계속한다고 해도 ‘전략적 인내’ 같은 것으로는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의 강한 의지가 진심이라면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새삼 작년 7월 트럼프 캠프에서 북한을 “노예국가”로 규정했는데, 그의 대통령 취임 축하 예배에 참석해 보니 목사님 설교 주제도 노예해방과 관련된 것이었다던 어느 미 정보관계자의 말이 흥미롭다.
 
하긴 이른바 ‘게임 체인저’라는 북한 핵ICBM도 대략 내년까지는 완성 될 것이라는 것 아닌가? 이제 우리에게는 어차피 다른 기회를 찾고 기다릴 여유도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찍이 독일을 통일한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시대의 흐름 속에 언뜻 비치는 기회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어야 한다.’고 했는데 싫든 좋든 지금 바로 그래야 할 때가 아닐까? 그리고 보니 2009년 골드만삭스, 2010년 하버드 니얼 퍼거슨, 2012년 IMEMO 바실리 미혜예프 등등 진작부터 ‘북한 핵 폐기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지금이 한반도 자유통일의 기회’라는 세계적 전문가도 하나둘이 아니었다.
 
3. 싫든 좋든 미국과 함께 가야 한다
 
이해는 되지만 북한 핵미사일로 대한민국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이 상황에서 반드시 옳은 말은 아니고 지혜로운 말은 더더욱 못된다. 평화야 물론 더 없이 소중하지만, ‘노예적 평화’가 아닌 참된 평화는 구걸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 지켜지는 것이고, 국가지도자의 기본 사명은 필요하다면 전쟁을 해서라도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군사공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했듯이 반드시 참혹한 피해가 뒤따르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가 作戰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무엇보다도 동맹국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진행 중인데 그걸 하필 우리가 막아서는 모양새가 어떻게 지혜롭겠는가?
 
그래서 천안함 사태 때 중국이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을 한사코 막아 나선 것이나 작년 9월 杭州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 남중국해 문제로 다투다가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이익에 배치되니 철회하라’고 했다는 것이 아주 불쾌했다. 중국이 서해를 內海化하려던 것이고 서해가 중국의 내해가 되면 한반도 중국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말도- 어디까지나 방어무기인데? 자기 땅에 남이 무기를 배치한다고 보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말이다. 그 속뜻을 해석해보면 ‘한국과 남태평양은 중국의 세력권이니 미국은 빠지라.’는 뜻인 것이다. 이런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 장차 이런 중국의 목소리가 미국보다 더 커지고 중국의 항모가 동․서해를 횡행하는 가운데 북한 핵이 기정사실화 하면 우리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不問可知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싫든 좋든 철저히 미국과 함께 갈 수밖에’없을 것이다. 단 그것도 범상하게 그냥 함께 가는 정도로는 안 된다. 한반도 자유통일을 내다보는 대 전략적 큰 차원에서 한·미가 함께 총체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있는 문자 그대로 ‘血盟’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특히-, ‘한반도 자유통일 외에는 완벽한 북한 핵미사일 해결의 길이 없다는 것’을 설득하든 어떻게든 트럼프 대북전략의 목표도 ‘한반도 자유통일’에 초점을 맞추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 반대로, 어쩐지 우리가 굳이 다른 길로만 가려는 듯해서 은근히 걱정스럽다. ‘사드 배치’는 아직도 중국 눈치를 보는지 ‘임시’라는 꼬리표를 붙여둔채, ‘개성공단 재개’니 ‘전작권 환수’ 같이 미국 신경 긁는 소리만하고, 무엇보다도 미국은 일본과 함께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면서 ‘예방공격’까지 거론하는데 우리만 ‘평화 평화’하면서 ‘군사공격은 안 된다’, 심지어 고위 관계자가 ‘한미동맹이 깨지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는 말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도 생각해 봐야 한다. 원래 미국에서는 참혹한 인권탄압으로 유명한 깡패국가(Rogue State)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9.11 때 RAND 워싱턴 사무소에 있었는데 당시 워싱턴에서는 아랍 테러리스트들 못지않게 북한의 핵개발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마치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곧 국제 테러리스트들 손에 넘겨지고 그러면 머지않아 워싱턴이든 어디든 핵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1989년 6월 23일 워싱턴포스트 잭 앤더슨 칼럼에는 ‘이란인 테러리스트가 폭탄비행기로 백악관을 폭격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그들이 ‘82년 북한 원산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글도 실렸었다.
 
그런데다가 이제는 우려의 차원도 달라졌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 핵미사일이 과거에는 ‘동맹국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미국에도 위협’, 일종의 ‘간접 위협’이었지만 이제는 ‘직접적 위협’으로 차원이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2003년, 핵개발 의구심만으로도 이라크를 공격한 나라다. 그런 미국이 ‘미국을 선제타격 하겠다.’며 태평양을 넘어 워싱턴을 거의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을 어떻게 그대로 두고 볼 수 있겠는가? 미국에서 전례 없는 ‘예방전쟁론’까지 나온 것은 그만큼 다급해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도 미국도 바보가 아닌데 무작정 위험한 군사공격만 앞세울 리는 없다. 지금도 그동안 계속 실패했으니까, 더없이 강력한 외교적 압력과 Secondary Boycott 같은 경제적 압력으로 온 세계를 동원해서 북한에 이른바 Maximum Pressure를 가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두말 할 필요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험한 말 폭탄이나 지금 한반도 해상에서의 무력시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역사상 많이 사용해온 방법의 하나가 아닌가? 그래서 북한 핵미사일을 폐기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북한 핵 보다는 미국의 무력시위를 더 우려하고 김정은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더 문제삼는 이들도 많고 심지어 미 대사관 앞에서의 ‘트럼프 참수경연대회’에다 ‘한미 연합훈련 반대 시위’까지 있었다니까. 그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김정은 참수 경연대회’는 단번에 진압했던 경찰이 이번에는 그냥 넘어 갔다니- 코앞에서 한 그런 시위를 미국은 그것을 어떻게 볼까?
 
아니 북한은 또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는 1994년 영변 핵시설 공격을 霧散시켰고 특히 ‘햇볕정책 시대’에는 미국에서 군사제재라는 말도 나오기 전에 절대로 안 된다며 가로막고 심지어는 안 할 것이라고 다짐까지 해주었다. 북한에게는 안심하고 핵 잘 만들라는 격려쯤으로 들렸을 것이다. 허물없이 지내는 미 전문가들은 그렇게 미국의 발목을 잡은 결과가 오늘의 이 북한 핵ICBM 사태가 아니냐며 따져 들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게 믿고 엉뚱한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어쨌든 북한은 지금도 전혀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또 지난 7일 북한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통해 친위체제를 강화해서 북한의 ‘핵 경제 병진노선의 추진동력은 오히려 강화되었다.’는 평도 나온다. 이러다가는 ‘최대 압박’도 확실하게 실패하고 말 듯하다. 그럴 경우 미국에 남은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 북 핵 해결 어렵다’며 失敗를 自認하고 뒤로 물러서면 어떻게 될까? 북한 핵미사일은 곧바로 기정사실화 하게 될 것이다. 사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우리가 적화통일에 항복하려하지 않는 한 어차피 처리해야, 설사 좀 피해가 있고 힘이 들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겪고 이겨내야 할 일이다. 어느 미 측 관계자는 ‘북한 김정일 체제가 거의 빈사상태에 빠져들었을 때 구해 내지나 말든지-, 아니면 1994년에 영변 공격을했으면, 또 2006년 북한 1차 핵 실험 때 그랬어도 쉽게 해결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 때 보다는 아무래도 위험도가 높지만 이번 기회마저 놓치고 또 10년을 보내고 나면 그 때는 한국은 그냥 항복하든가, 아니면 대규모 파괴를 각오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일리가 있지 않은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대북 군사공격’의 경우, 작전 준비와 사후처리 등 원만한 작전 수행을 고려하면 한국의 적극적인 협력이 거의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런 한국이 협력은커녕 과거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또 다시 딱 잘라 거절하고 막아서면 미국에게는 어떻게 들릴까? ‘미․북 평화협정’같은 것으로 북한 및 중국과 적당히 타협하라는 소리밖에 더 되겠는가? 하긴 ‘미․북 평화협상’, 심지어 ‘북 핵 동결론’도 과거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우리가 먼저, 너무 쉽게 거론해 왔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모름지기 평화협정 같은 종이쪼각이 평화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1973년 파리평화협정이 그랬듯이 그런 것은 침략과 파멸에의 초대장이 된 경우가 많은 법이고, 그래서 인류 역사에는 배반당한 평화협정의 시체가 곳곳에 널려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주도하에 거의 범세계적 노력으로 진행 중인 북한 핵미사일 폐기 문제가 기껏 ‘미․북 평화협정’으로 종결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는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다. 사실상 미국이 동맹 대한민국을 포기 한 것과 다름없이 되고 자유 대한민국이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에 휩쓸려 들어 제2의 티베트가 되거나 끝내는 김정은 밑으로 내 던져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테니까.
 
그래도 이런 경우는 참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더 끔찍한 조치도 있다. 지금도 가끔 ‘북한 급변사태 대비’를 의논하는 중국과의 협력이다. 사실 만에 하나 어떤 형태로든 중국이 개입할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우리에게는 통일은커녕 궁극적으로 미래를 잃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측 관계자들은 ‘그럴 리 없다’고도 하지만 지난 9월 미 공화당 중진 랜드 폴 상원의원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대신 평화유지군 차원에서 중국군을 북한에 주둔 시키자는 주장을 한 것을 보면 안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미국의 최종 정책 결정은 그 후일 것이다. 미 측 관계자는 ‘중국도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을 결사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이 만약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 미국도 군사공격이 難堪 할 수밖에 없다. 그 뿐이 아니라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면 그 외에도 다양한 협의가 있을 것이고, 오늘의 상황에 비추어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 운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지 싶다. 새삼 ‘미․중 앞에는 주한미군 철수건 뭐건 신성불가침 영역은 없다.’던 하버드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의 말(09.02조선일보)에 신경이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필 키신저와 만나 자문을 받았다는 10월 11일자 보도는 한결 더하고-.
 
그렇다면 너무 늦기 전에 서둘러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에 한․미동맹의 동맹적 가치를 한껏 높여주고 ‘한국은 반드시 미국과 함께 갈 것’이라는 신뢰도  최대한 두텁게 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지난 3월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놓고 ‘일본은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의 하나’라고 했듯이 오늘 우리를 보는 미국의 눈길도 그리 따뜻하지가 않다.
 
그런데 하필 이런 때에 ‘전작권 조기 환수’까지 거론하고 있으니 어이가 다 없다. 그것, 얼핏 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미연합전력의 작전지휘를 누가 하느냐?’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연합사 해체->주한미군 철수->한미동맹 해체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대전략적 차원의 문제다. 그래도 ‘한․미동맹만 튼튼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한미동맹의 핵심 연결고리인 연합사가 없어지는데 동맹이 어떻게 더 튼튼해지나? 또 실은 한미동맹이 칼집이라면 오히려 연합사가 그 칼날이다. 억제는 원래 심리적인 것이어서 당장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처하는데도 연합사가 서울에 주둔하는 이상의 방법이 없고 연합사 없는 한·미동맹은 한 장의 종이쪽지에 불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당장 사령관이 한국인이라도 유사시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나 ‘미국 핵우산’의 적시 활용이 용이할까? 또 우리도 월남군 사령관 지휘 하에 작전해야 했다면 월남전에 참전 했겠는가? 미국은 지금도 ‘퍼싱 원칙’ 때문에 UN평화유지군에도 단 한명 파견하지 않는 나라다. 미국이 아무리 합의를 했어도 막상 바뀌고 나면 당장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適時 참전은 불가능할 것이고, ‘퍼싱 원칙’을 허문다는 것도 사실상 의미 있는 군사력은 파견하지 않겠다는 뜻일 가능성이 더 높다.
 
더욱이 그것도 때가 있지 하필 오늘 같이 이렇게 긴박한 상황 하에서, 사드 배치는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미적거리더니 우리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미국의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처음만나는 손 아픈 자리에서부터 굳이 ‘전작권을 조기 환수’하겠고 다그치고 그러면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는 “한미동맹 깨져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국의 대미 군사협력 가능성조차 가로 막고 나선다? 동맹이란 기본적으로 상호지원관계 인데, 우리가 미국이 주요 작전에 동맹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을 깨려 한다고 오해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고 심지어는 脫美從中을 선언하는 것처럼 들릴 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아도 ‘한반도가 실은 중국 땅’이었다는 시진핑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는 트럼프가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에 한미동맹을 미․중 관계의 從屬變數에 그치게 한다면 설사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어도 우리는 자칫 훨씬 더 치명적인 유탄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지금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수시로 한반도를 훑고 지나가고 미 항모전단과 동맹국 전력들까지 한반도 주변을 巡廻하는 것을 보면 미국은 착착 어떤 타임테이블 위에서 움직이는 듯한데 미국이 만약 정말로 주한미군 외의 다른 동맹국 戰力으로 북한을 공격할 경우 우리가 과연 막을 수는 있을 것인가? 아마 막을 명분도, 방법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막아서기 보다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더욱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더욱 긴밀한 사전 협의와 협력을 강조’하는 정도가 적합했을 것이다. 그제 중앙일보에 마이클 그린이 좋은 助言을 했더라. ‘11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는데 이제는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는 ‘북한과의 대화나 평화’를 설득하려하지 말고, 평택도 좋지만 그 보다는 함께 DMZ부터 찾아가서 '나는 특전사 출신'이라면서 함께 어깨동무라도 하고 ‘나는 미국과 같이 갈 것이다. 같이 갑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여기에 힘을 보탤 일이다. 그런데 마이클 그린에 의하면 ‘백악관에서는 대북 금융제재에도 한국이 일본 EU는 물론 중국보다도 소극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하고, 이번 작전에 참여중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그제 우리 연구소에서 대북 압박은 ‘외교 경제 정치 심리 등을 총 망라해서 입체적으로 전개해야하고, 한국의 참여가 특히 중요하다. 한국이 대북방송 같은 심리전만 적극 전개해도 큰 압박이 될 텐데--’하며 한국의 소극적 태도를 못내 아쉬워했다. 좀 직선적인 다른 친구는 이런 판에 미국더러 ‘대화’하라니 마치 ‘항복하라’는 것처럼 들린다면서, 지금 온 세계가 다 ‘대북 제재’에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은 왜 소극적이냐? 트럼프가 한미 FTA를 문제 삼는 것도 실은 그 때문이라고 불만스러워 했다.
 
그러자면 정말로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적당히 ‘타협’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군사적 옵션’에는 핵시설만 정밀 타격하는 방법, 김정은만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작전’ 그리고 이들을 통합한 좀 광범한 군사공격 등이 있을 수 있고 미국은 지금 그 중 어느 것이 가장 적합할지? 또 어떻게 해야 ‘북한 핵미사일 역량은 확실하게 제거하면서도 한국 특히 서울에 대한 피해는 예방하고, 그리고 민간 북한 주민의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을것인지 고뇌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김정남 암살 후 미국은 ‘김정은 제거 없는 핵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참수작전’은 만에 하나 차질이 생기면 북한의 보복 공격으로 한국이 피해를 볼 것이고 그렇다고 대규모 군사공격을 하자니 북한 주민의 피해를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고민인 듯하다. 그동안 War Game도 많이 해 온 모양이던데 안타깝게도 한국이 함께 한다는 말이 들리지 않는다. 작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면 ‘코리아 패씽’의 현장인 셈이고, 만약 한국이 거부했기 때문이라면 더 큰 문제다.
 
우리가 끝끝내 막아설 경우, 미국이 이렇게까지 무책임한 타협은 하지 않는다 해도 또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한국의 허락 없는 군사공격 안된다.’니까 많은 前 연합사령관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특히 트럼프 정부와 내밀한 관계에 있다는 B.B.Bell 전 사령관이 ‘한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작전 할 수도 있다.’면서 가능한 동맹국 戰力으로 일본, 호주. 영국 등을 들었다. 들리는 바가 맞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야기인데, 이것 참- 그럴 경우도 우리의 미래를 외국에 내 맡기게 될테니 참으로 아쉬운 일일 것이다. 혹시 잘되어도 한반도 자유통일번영은 持難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고 자칫 중국이 개입하거나 수많은 군사 중장비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북한지역이 혼란에 빠져들면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이 될 테니까.
 
아니 전작권을 轉換해도 ‘미래사령부’를 만들어 연합사 체제는 유지하고 사령관만 우리가 맡겠다는데 무슨 문제냐? 미국이 美軍은 외국인 지휘 하에 두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까지 허물었다며 뿌듯해하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도 많지만 착각하면 안 된다. 오늘 연합사가 갖는 ‘전략적 억제력’과 ‘강력한 한미연합전략태세의 구축’은 모두 연합사령관이 ‘미군 4星 통합전투사령관’이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이었다. 한국군이 지휘관인 연합사는 이미 오늘의 연합사가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함께 가야 잘되면 자유통일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잘못되더라도 적어도 ‘코리아 패씽’으로 우리의 생존이 위협 받는 일은 없을 것이 아닌가? 아마도 김춘추나 김유신이라면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4. 최종 마무리는 한국의 몫
 
혹자는 ‘그래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쟁? 트럼프가 군사공격으로 혼을 내서라도 북한 핵미사일을 없애겠다는 것이지 언제 전쟁 하자고 했나? 솔직히 중국이라면 몰라도 미국과 북한이 무슨 전쟁이 되나? 굳이 ‘전쟁’을 따져든다면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은 핵무기의 특성상 이미 우리에 대한 宣傳布告와도 같은 것이었다.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말을 했더니 다음날 동아일보에서 그대로 받아 전면 특별사설을 실었었다. 전적으로 공감했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 6.25 휴전 이래 한반도에 언제 참된 평화가 단 한시라도 있어 본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우리만 눈을 감고 있었지 북한의 다양한 직간접적 침략으로 전쟁은 일상적으로 계속 이어져 온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엄연한 현실에 눈을 감고 세월만 허송하다가 이제 북한 핵ICBM 완성이 먼저냐 자유통일이 먼저냐 거의 分秒를 다투는 더 할 수 없는 위기적 도전과 기회를 함께 맞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원래 핵미사일 개발은 북한에게도 양날의 칼이다. 자기 칼에 자기가 베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오히려 우리의 기회일지도 모를 상황인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적어도 우리가 김정은의 노예가 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도 특히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한반도 자유통일’외에는 완벽한 북한 핵미사일 대책이 없다면 이 문제의 최종 마무리는 어디까지나 한국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이 운전석에 않겠다.’고 한다고 비아냥도 들었지만, ‘한반도 자유통일’은 궁극적으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따지고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인 것이다.
 
바로 그런 자세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미동맹은 물론 ‘전통적 한․미․일 삼각동맹체제’도 더욱 튼튼하게 재정비하면서 한반도가 아마겟돈의 현장이 될까 아무리 걱정스럽더라도 오늘의 도전에 앞장을 서 대처해 나가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고 말면 우리는 더욱 더 바로 그런 자세로 대처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욱 튼튼한 한미동맹과 국제적 안보 협력 등으로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그런 가운데 우리는 한반도 자유통일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말이다.
 
다행히 큰 틀에서 보면 적어도 아직은 한반도의 미래가 우리의 비전과 의지에 달려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 결정적 시점 또다시 ‘평화 평화’하면서 이리저리 회피하고 동맹이나 흔들다 보면 이제는 영원히 우리의 미래를 잃어버릴지 모른다. 두 번 다시 회복할 여지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 ‘협상론’도 그 수많은 조짐의 하나다. 우리가 오늘 어떤 용기와 지혜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 100년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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