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84년 이후 총 21개 장소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공군기지 4곳에서도 발사"

29일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평양 순안 비행장(사진=구글어스. VOA)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민간공항인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한 것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언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 분석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29일 “비행장이라는 의미보다는 외부의 감시를 피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은 아스팔트가 깔린 평평한 지대라면 언제든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순안비행장이라는 장소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순안비행장은 처음일지 모르지만, 이미 여러 다른 비행장에서 발사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활주로와 같은 단단한 지반을 이용하는 건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방현비행장 등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민간 공항은 이용하지 않았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평평하지 않은 지반에서 발사되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기 위해 수 년 간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비행장이라는 장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을 어느 곳에서,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그가 외부에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패드를 고집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 내 몇 개의 발사 패드보다 더 많은 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방현비행장 등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민간 공항은 이용하지 않았다.

순안비행장은 국제공항으로 고려항공과 중국 ‘에어 차이나(중국 국제항공)’ 등이 취항하는 곳으로, 하루 1~2편의 항공편 운항되고 있다.

순안비행장은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승객들이 모이는 탑승동은 활주로 1개가 맞닿아 있는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비행장 발사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장소가 모두 21군데로 집계됐다고 미국 민간단체가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는 지난 1일부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역사와 현황을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북한이 처음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1984년부터 최근까지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어떤 장소에서 발사했는지 분석해 기록했다.

이 단체는 25일까지 갱신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1984년 이후 총 20개 장소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29일 새롭게 발사한 순안 공군기지를 합하면 발사 장소는 21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미사일을 가장 많이 발사한 장소는 강원도 원산 북부 기지와 강원도 깃대령 기지로 각각 20발의 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

원산 북부기지는 2013년 5월 18일 탄도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뒤 2015년 4월 3일에 마지막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깃대령 기지는 2006년 7월 5일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뒤 지난 25일 마지막으로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세 번째로 미사일을 많이 발사한 곳은 함경북도 화대군의 동해 위성발사장으로 1984년 4월에 첫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 지난 2009년 4월까지 총 17발을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 위성발사장은 북한이 2012년부터 서해 위성발사장을 활용하면서 시험발사를 멈췄다.

이밖에 황주 미사일 기지에서 12발, 원산 갈마공항 10발, 신포 일대에서 8발, 서해 위성발사장 7발, 선천 공군기지에서 4발을 쐈습니다. 2발을 쏜 곳은 방현 공군기지 등 4곳, 1발을 발사한 곳은 북창 공군기지를 포함해 9곳에 이르고 있다.

이 단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소를 계속 늘리고 있고, 특히 실전 시험을 위해 군사기지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29일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비대칭 전력의 일환인 이동식 미사일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일부 지역에 제한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루이스 국장은 이런 배경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소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