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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위상 변화 평가, 정성장 세종연구소 본부장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8.3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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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위상 변화 평가
                                  정 성 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북한이 지난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개최해 헌법을 개정한데 이어 8월 29일 또 다시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개최해 헌법을 다시 개정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8월 29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법적 지위 및 권능과 관련해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하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는 선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0일에 실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의 조부 김일성 및 부친 김정일과 다르게 대의원으로 추대되지 않았다.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을 맡지 않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 등 당과 국가, 군대의 핵심 직책을 이미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명예적 성격이 강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까지 굳이 겸직할 필요가 없다는 실용주의적 태도가 당시 그가 대의원직을 맡지 않은 이유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헌법 개정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 같은 결정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룡해는 또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임무 및 권한과 관련하여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법령,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과 결정을 공포한다”는 내용과 “다른 나라에 주재하는 외교대표를 임명 또는 소환한다”는 내용을 새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 법령,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과 결정을 공포”하는 임무와 권한을 부여한 것은 1972년 헌법이 공화국 주석에게 “최고인민회의 법령, 중앙인민위원회 정령,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결정을 공포”하는 권한을 부여한 것과 거의 동일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헌법 개정으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임무와 권한이 김일성 시대 ‘공화국 주석’의 임무 및 권한에 더욱 근접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공화국 주석’직을 신설한 1972년 헌법은 “대사와 공사를 임명 및 소환”하는 권한을 공화국 주석이 아니라 중앙인민위원회에 부여했다. 그리고 지난 4월 개정 헌법도 “다른 나라에 주재하는 외교대표의 임명 또는 소환을 결정하고 발표”하는 권한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 부여했다. 북한이 이번에 헌법 개정을 통해 1972년 헌법도 공화국 주석에게 부여하지 않았던 ‘외교대표(대사와 공사)의 임명 및 소환’ 권한을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부여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외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표의 임명 및 소환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외교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서 외교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외국 주재 북한 대사들의 성과에 대한 부담감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성 사후인 1998년의 헌법 개정 이후 지난 4월의 헌법 개정 직전까지 북한에서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직책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그런데 지난 4월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규정했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국가를 대표’하게 되었다.

물론 미국, 중국, 한국, 러시아 등 핵심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국가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계속 ‘국가’를 대표할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두 직책 간에 권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이 직책이 소련의 ‘최고소비에트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방해 만든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1972년 북한 헌법은 공화국 주석에게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하는 권한과 역할을 부여했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헌법 개정 내용을 공개하면서도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하는 임무와 권한을 부여했다는 언급이 없는 점에 비추어볼 때 이 역할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계속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룡해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의 임무 및 권한과 관련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 국무위원회 정령, 결정, 지시집행정형을 감독하고 대책을 세운다”는 내용 등이 수정 보충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 개정된 헌법에서는 국무위원회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 국무위원회 결정, 지시집행정형을 감독하고 대책을 세운다”고 규정했는데 국무위원회가 ‘국무위원회 정령’의 집행정형도 감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6년 6월 개정 헌법과 2019년 4월 개정 헌법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만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진 ‘정령’ 발표 권한을 부여했다. 그런데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회도 김일성 시대의 중앙인민위원회처럼 ‘정령’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은 8월 29일의 헌법 개정을 통해 ‘최고영도자의 유일적 영도를 실현하는 중추적 기관으로서의 국무위원회의 법적 권능’을 더욱 강화하고,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도 더욱 확고히 보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헌법을 다시 개정해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국무위원회’의 위상 및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은 외교와 경제, 국방, 교육 등 국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지금까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는 여러 차례 개최했지만 단 한 번도 국무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적이 없다. 따라서 국무위원회가 앞으로 얼마나 실질적인 정책결정기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향후 얼마나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새로운 선택이 우리가 원하는 한반도 평화와 냉전구조 해체 및 남북관계 발전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향후 한․미, 한․중, 한․일, 한․러 양자 간 전략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북․미 양자 회담도 점차적으로 남북한․미․중의 4자 및 남북한․미․중․일․러의 6자 회담으로 발전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도 동시․병행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o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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