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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배경 분석 및 남북관계 전망,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8.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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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배경 분석 및 남북관계 전망

성기영 평화전략연구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이 동해상을 향해 잇따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면서 남북관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5월에 두 차례, 7월말과 8월초에 걸쳐 세 차례 등 최근 3개월 사이에 동해상을 향해서만 다섯 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다섯 차례의 시험 발사 모두 비행거리가 700km를 넘지 않는 단거리급으로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으로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북한은 최근 미사일 발사 국면에서 ‘남조선 당국자’,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 ‘무기의 과녁에 놓이길 자초하는 세력’ 등의 용어를 구사해 가며 우리 정부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이후 1년 6개월만에 남북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역사적인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과 남북미 회동을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 조성은 커녕 잇따른 도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의 최근 행동과 셈법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거리 미사일 기술 개량에 초점

첫째, 북한은 신형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북미 협상 중단 기간을 활용해 집중적 실험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미사일 실험에서는 엔진과 연료 등 무기의 추진력과 관련된 요소에 집중했다면 최근 실험에서는 궤적의 변형이나 유도 기능 등을 통해 요격 회피와 같은 복잡한 기능을 시험하는 데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북한은 5월 4일과 9일 두 차례 발사 당시만 해도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화력타격훈련 사실만을 보도했었다. 그러나 7월31일 발사에서는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곗값에 도달했다”고 보도했고 8월 2일 발사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저고도 수평비행성능 △궤도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 폭발 위력 등 이번 시험발사에서 검증하고자 했었던 기술적 요소들을 모두 적시하기도 했다.

둘째, 8월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과 한국의 F-35A 스텔스기 구입에 대한 반발과 이에 따른 맞대응의 성격을 갖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7월 25일 발사 직후 자신들의 행 동을 “첨단 공격무기 반입과 군사연습에 대한 무력시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무력시위를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은 한국의 F-35A 스텔스기 구매 결정이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위반한 것이 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합의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북한은 군사합의서 1조1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 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여 협의한다”고 합의한 만큼 군사공동위원 회는 물론 일체의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은 합의 위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키리졸브(KR)나 독수리(FE)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 유일한 예외는 2014년 KR/FE 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에 합의했었던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한 정도였다. 따라서 올해 한미훈련이 끝나는 8월 20일까지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 지수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몸값 올리기’와 ‘시간 벌기’

셋째, 한미훈련 종료 이후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법을 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일종의 ‘몸값 올리기’ 전략이다. 북한은 한미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지난 7월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훈련이 북미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미국의 차후 움직임에 따라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방식으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 재개 용의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9월부터 4개월 정도의 기간 내에 미국과의 담판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 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최근 발사체를 신형 방사포 라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최근 행보를 북미 협상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넷째,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기를 조율하는 동시에 협상팀 구성과 협상안 마련을 위 한 시간벌기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2000년 이후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 오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리용호 외무상을 보내지 않았다. 리용호 외무상이 ARF에 참석할 경우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양자회동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리 외무상의 불참은 현단계에서 리용호-폼페이오 회 동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미훈련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협상 전략 검토를 마친 후 실무회담에 임하겠다는 의도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 검증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한미훈련 맞대응, 협상력 제고, 실무협상 시간벌기 등 다목적 포석을 염두에 두고 미사일 발사에 나섰다면 향후 북미관계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협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2017년 북극성-2형과 화성-12, 14, 15형 등 중장거리 미사일 시 험에 주력하던 북한이 올해에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단거리 발사체 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先북미관계-後남북관계 개선 불가피 

그러나 북미관계와 달리 남북관계의 통로가 조만간 다시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대남 비난의 대상을 확대하고 강도를 높여온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1월 김정은 신년사에서는 ‘남북합의 이행 및 교류 협력 확대’를 요구했으나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한국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역할 그만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슷한 시기에 조평통 성명을 통해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했고 7월에는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F-35A 등 신규무기 도입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이러한 태도를 감안하면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은 대외전략 전반에서 남북관계의 비중과 역할을 전략적으로 통제하며 북미 직접대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 다. 북한이 당초 입장을 바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5만톤의 쌀 지원조차 거부하고 나선 것도 남북관계 정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선(先)북미관계-후(後)남북관계’ 프레임에 반대하기보다는 이러한 상황에 맞춰 남북관계 관리 방안에 주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양자택일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강한 우려’나 ‘깊은 유감’ 정도의 표현으로 북한에 대한 맞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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