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최선희는 평화체제, 김혁철은 비핵화 담당 추정"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당 부위원장 일행과 회담하는 모습, 오른쪽 끝이 김혁철(사진=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미국 측이 지난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DC 방문기간 이뤄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새롭게 지명된' 북측 카운터파트 간 만남을 첫 '실무회담'으로 규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와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간 전날 협의 사실을 전하면서 양측이 공유한 최근 북한 관련 진행 상황의 대표 사례로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이뤄진 북미간 실무차원의 회담(U.S.-DPRK working-level meeting)'을 꼽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2일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김영철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추가 진전이 이뤄졌다"며 언급한 '비건 특별대표와 새롭게 지명된 카운터파트의 만남'을 공식적으로 '북미간 실무협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북한의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급한 새로운 북한 측 협상 당사자라면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 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이 별개로 진행될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2일 위성 연결로 진행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직후 문답에서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북한 측) 협상 당사자를 만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새롭게 지명된 북한 측 협상 당사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모아지면서 언론 매체들은 이번에 김 부위원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혁철 전 대사가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새로운 북한 측 협상당사자라면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 후를 대비해 북한의 대미 협상팀을 강화하기 위한 인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4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남북한, 중국, 미국이 참가하는 이른바 2+2회담 개최가 합의되면 최선희 부상을 평화체제 협상 당사자로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과거 제네바 북한 대표부에서 군축 업무를 담당했던 김혁철 전 대사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 측 대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김혁철 전 대사를 주시해왔다는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캔 고스 선임국장은 김 전 대사는 중국, 러시아, 리비아 등에서 근무해 온 전문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고스 국장은 "김혁철 전 대사가 새로운 북한 측 협상 대표라면 그것은 2차 미북 정상회담 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각각 다룰 투 트랙(Two Track), 즉 두 개의 별도 협상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김혁철 전 대사는 러시아, 중국 등에서 근무하면서 핵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가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고 평화체제 협상은 최선희 부상이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최선희 부상은 배후에서 협상 전략 등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협상에는 김혁철 전 대사가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24일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북한이 새롭게 지명한 협상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폼페이오 장관의 기존 언급 외에 추가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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