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사실상 아무런 변화 없어"

신포 조선소 일대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대(원안)가 그대로 있는 모습(사진공=CNES/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서해위성발사장에 대한 폐기 수순에 돌입한 것과 달리 SLBM과 관련된 시설에 대해선 해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어스에 공개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6월1일과 7월25일, 8월27일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이곳에 세워진 SLBM 사출 시험대는 이 기간 동일한 모양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VOA가 전했다.

군사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해당 시험장이 여전히 운용 가능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을 시찰할 당시 ‘북극성 3형’과 관련된 내용이 노출됐었는데, 만약 북극성 3형이 실제 존재한다면 이 장소에서 사출 시험을 거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통 형태로 만들어진 이 시험대는 고압증기를 사용해 미사일을 공중으로 밀어 올린 뒤 엔진 점화로 발사하는 미사일 `콜드 런치'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관련 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말까지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용했던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도 여전히 건재한 상태로 나타났다.

이곳은 동창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미사일 발사대는 물론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조립과 통제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한센 연구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7월21일자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 시설 주변으로 나무들이 정리되는 등 관리된 정황이 있지만, 어떤 해체 조짐도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시설은 다시 이용될 수 있는 상태로 관측되며, (동창리) 서해 발사장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5일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과 더불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도 사실상 폐기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8월16일부터 9월10일 사이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모습(사진=Planet Labs Inc)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언급한 동창리 서해 미사일 엔진실험장도 지난 8월 중순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가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살펴본 결과 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울러 서해 발사장 인근에 위치한 엔진 실험장도 이 기간 특별히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다.

앞서 북한은 7월 중순부터 서해 발사장 내 발사체를 조립하는 궤도식(rail-mounted) 구조물에 대한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이후 촬영된 고화질 위성사진을 근거로 "지난달 3일과 16일 사이 서해 발사장 내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고 밝혀, 해체 작업이 중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한센 연구원도 해체 작업이 중단된 분석에 동의했다.

그러나 "당초 북한이 해체를 했던 시설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막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아직까지 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사용이 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센 연구원은 "어떤 것도 발사하지 않으려면 발사대를 해체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서해 미사일 발사장 내 발사대는 긴 그림자를 보이는 등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센 연구원은 밝혔다.

더불어 "발사대 옆으로 연결된 연료주입 건물도 그대로 남아 있다며, 과거 북한이 궤도식 구조물이 없을 때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전력이 있는 만큼 현 상태에선 내일이라도 발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엔진 실험장도 구조 내에 설치된 연료탱크와 엔진을 탑재할 수 있는 시설 등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건물과 여러 시설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엔진 실험장을 무용지물로 만들고자 한다면 콘크리트로 된 구조물과 엔진실험용 타워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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