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4일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중앙청에 게양한 인공기 사진을 실었다.(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4일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중앙청에 게양한 인공기 사진을 실었다.(노동신문/뉴스1)

<정교진 SPN 북한분석실장>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탁월함과 위대성을 묘사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있다. 4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우상화 차원의 아주 특이한 내용의 기사(력사적화폭을 담은 사진에 깃든 사연)를 실었다.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정은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의 전시실들을 시찰하면서 73년 전, 한국전쟁시기에 북한이 서울을 3일 만에 점령했던 것을 기념하는 각종 사진들을 둘러보았다. 중앙청사를 진입하는 북한군 탱크들과 서울중앙청 건물 사진, 그리고 당시 중앙청 건물에 꽂았었다는 인공기 사진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중앙청사 건물에 휘날리는 깃발 사진이 없는 것을 질타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위대한 수령님의 현명한 령도에 의하여 우리 인민군대가 반공격으로 넘어간지 일만에 적들의 아성인 서울을 해방하고 괴뢰중앙청에 공화국기발을 휘날린것은 세계전쟁사에 특기할 전과라고 하시면서 괴뢰중앙청 기발대에 공화국기를 띄운 사진도 전시하여야 한다고, 서울해방작전에 대한 해설에서 괴뢰중앙청 기발대에 공화국기를 띄운 사실을 제일 중요시하여야 한다

위의 김정은의 발언 중에 반공격은 전쟁의 주범을 남한으로, 북침 전쟁으로 인식케 하는 단어로서 이것에 대해서는 현재도 인민들에게 철저히 주입시키고 있는 북한이다. 대적관을 표출하는 다른 기사(조국에 대한 사랑과 원쑤에 대한 증오를 만장약한 조선녀성들의 기개 복수결의모임에서 분출)에서도 6.25전쟁에 대해 “70 여년전 이 땅에서 참혹한 전쟁을 일으키고 무고한 녀성들과 아이들을 무참히 살륙한 악귀들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김정은의 강력한 지시로 기념관 전시실팀은 자신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서울해방이라는 가슴벅찬 력사적사실을 전하는가장 중요했던 자료를 김정은이 탁월하고 비상한 영도력으로 이끌어줬다고 하면서 김정은의 위대성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기사를 보면서, 문득 북한 월간지 <청년문학> 20185월호에 실린 밝은 빛’(김동호)이라는 류경안과전문병원 건축 관련한 김정은수령형상화 단편소설’(김정은이 주인공으로 등장)의 내용이 떠올랐다. 이 류경안과병원은 2016년에 완공되었는데, 김정은이 시찰하면서, 매우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하면서 그의 위대성을 높이고 있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까 들어오면서 건물정면시공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보는 사람마다 외형상 안과병원이라는 것이 대번에 느껴지도록 건물 정면 가운데다 사람의 눈을 형상해서 시공해 놓으면 아주 특색이 있을 것입니다.”

김정은 발언에 대해 단편소설은 그이의 비범하신 예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었는데, 병원사진을 찾아보니 진짜로 병원 외곽의 창문을 사람 눈모양으로 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 소설은 김정은의 애민정신을 강조했었다. 모르긴 몰라도, 오늘 기사에 난 서울청사 인공기 사진 전시하라는 김정은의 이 지시는 조만간 김정은수령형상단편소설로 재등장하여 김정은의 탁월함과 애국심, 위대성을 선전하는데 활용될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오늘 이 기사를 접한 필자는 다른 측면에서 섬찟함을 느꼈다. 북한이 단지, 과거 70년의 영광의 역사를 회고하기 위해서 이런 기사를 올렸겠는가. 물론, 김정은의 탁월한 애국심과 창발성을 선전하기 위한 기사이지만, 왠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야 된다 라는 암묵적 지침이 수반된 듯 싶다. 6.25전쟁이 일어난 6월과, 휴전협정일(북한식의 전승절)7월이 아직 다가오지 않았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워싱턴 선언에 대한 비난 성명과 함께 전부문, 전지역의 궐기대회 내용들을 오늘 노동신문은 쏟아내었다.

반미·대남 대결전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4편이 있었는데, 그중 한 기사(신성한 조국땅에 핵참화를 들씌우려는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에게 무자비한 철추를!: 로동계급과 직맹원들의 성토모임 진행)에 이런 내용이 있다.

공화국기가 힘차게 나붓기는 행진대오마다에서는 자립, 자력의 무쇠마치와 함께 계급의 총대를 억세게 틀어잡고 침략과 매국의 무리들을 모조리 죽탕쳐버릴 원쑤격멸의 구호들이 울려나왔다.”

그러면서, 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결의와 함께 성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결국 이것은 다시금 남한 땅 서울정부청사에 공화국의 깃발을 꽂아야 된다는 남조선 해방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연동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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