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제시한 두만강 국제연합도시(사진=자료)
이상현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제시한 두만강 국제연합도시(사진=자료)

새로운 남북경협 모델로서 북한·중국·러시아의 접경 지역인 두만강 하구에 '국제연합도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14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주관으로 '삶의 영역에서 시도되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 세션이 열렸다.

발표자들은 △남한은 K-문화도시, △북한은 의료관광도시, △중국은 유교도시, △미국은 국제금융허브도시 등 개별 도시를 각국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도시의 경제적 실익이 맞물리면서 지역의 평화가 유지되게 하는 계기로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두만강 유역 접경 지역은 중국 팡촨, 러시아 하산, 북한 나진을 한눈에 보는 다각적 환동해 교류 협력 권역"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중국·러시아 3국 접경 지역에 3국의 영토를 병합해 새로운 다국적 도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때 △러시아의 '에너지', △중국 동북 3성의 '식량과 지하자원', △북한의 '인력과 희귀광물'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3국이 각각 접경 지역에 일정 영토를 제공해 도시를 만들고 도시 자체가 동해와 태평양 쪽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 회장은 "사행천을 이루는 두만강 하구 서쪽으로 만포, 동번포, 서번포의 석호가 모여 있다"며 이곳에 운하 철도와 같은 물류 운송수단을 만들어 러시아 대륙횡단철도나 다른 국제공항으로 연결한다면 세계 교역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라시아를 기점으로 서쪽의 유럽 최대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짝을 이루는 유라시아 동쪽에 자리를 잡는 도시가 탄생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최수영 수영아뜰리에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제시한 두만강 K-문화도시(사진=자료)
최수영 수영아뜰리에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제시한 두만강 K-문화도시(사진=자료)

안경훈 한반도평화경제포럼 부이사장은 국제연합도시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기존 남북 관계는 정치·군사·안보 영역이라는 경제·기술과는 무관한 이슈로 진행돼 사회적 갈등, 혼란, 국제정세,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 왔다"고 언급했다.

또 "개성공단이나 남북 교류 협력 사례가 있지만, 정치적 요인으로 지속성과 안전성이 끊임없이 문제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치·군사 영역을 넘어선 남북 관계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대규모 두만강 하구 프로젝트는 '통일'에 대한 관념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 부이사장은 "북한의 산업 낙후성과 전력난, 두만강 하구의 지정학적 위치, 북중러 3국과 인근 도시의 접근성을 고려해 한미일 3국의 투자 및 이해관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스마트 도시 기획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정연 그리드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제시한 두만강 의료관광도시(사진=자료)
박정연 그리드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제시한 두만강 의료관광도시(사진=자료)

한편 임강택 한반도경제협력원 상임이사는 두만강 유역 다국적 경제협력을 위한 조건으로 "주변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지역개발계획과의 연계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나선특구의 항만 인프라 활용방안을 포함해 나선지대 개발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중국 창지투 개발계획과의 연계 및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계획 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제 자본의 참여에 필요한 외교·안보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상황이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근송 창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제시한 유교도시(사진=자료)
박근송 창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제시한 두만강 유교도시(사진=자료)

천의영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두만강 하구는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15억의 인구가 모여있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집 지역이며, 가장 많은 강대국들이 접촉점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며 "다국적도시의 집합지로서 이상적인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련 국가에서 이러한 제안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인근의 일본 등을 포함해 주변국을 유인할 방안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제 필요한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이며 연계도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인구, 자본, 산업 등 핵심요소들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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