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kt 위력 발휘하는 전술 핵무기로 개발하려면 전술적으로 운용할 운반수단 탑재 가능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17'형(사진=노동신문)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17'형(사진=노동신문)

북한이 핵무력을 과시하고 있으나 목표한 수준의 핵전력을 구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지난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북한연구학회가 주최한 공동학술회의에서 '북한 핵능력에 대한 군사적 대비 관점에서의 평가'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 실장은 "최종 목표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결합이라 가정했을 때, 북한은 아직까지 최종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대 200kt라는 평가가 따르는 6차 핵실험의 결과는 사실 미국의 전술 핵무기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 위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또 "6차 핵실험 당시 공개된 땅콩 모양의 핵탄두 모형은 직경 70-80cm에 길이는 최대 1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kt 위력을 발휘하는 전술 핵무기로 개발하려면 전술적으로 운용할 운반수단에 탑재 가능해야만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다종화, 표준화, 규격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다종화의 의미는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반수단에 적용할 수 있는 핵탄두의 개발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북한의 핵 개발이 역설계와 밀수 등을 통해 비교적 쉬운 기술부터 확보해온 특징을 고려하면 핵탄두의 소형화, 정밀화, 탄도미사일의 재진입 기술 등 핵 개발 완성에 필요한 고급 기술들을 확보하는 데는 고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거나 고착됐을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직접 겨냥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태평양을 핵실험 장소로 선택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금의 북핵 능력으로는 핵탄두를 ICBM급 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에 탑재해 단 한 번의 시험발사로 정확한 목표 지역 해수면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17'형(사진=노동신문)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17'형(사진=노동신문)

한편 이날 '북한의 국방력 강화 계획 : 의지와 능력의 간극'을 주제로 발표한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북한이 의도대로 원하는 핵무력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 선뜻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핵능력의 강화는 핵무력 구조의 다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다종화는 국가의 경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능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나날이 발전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도 "장기간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하에 놓인 상태에서 북한이 과연 목표대로 핵전력을 확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확장된 핵무력을 유지할 만한 인프라, 인력, 재정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또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정확도가 낮을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은 운용되기까지 최소 12번의 비행시험을 비롯해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에서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로 갈수록 시험발사 횟수를 급격히 줄이는 경향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심지어 화성-15형 발사 후 재진입 기술과 종말단계유도,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으나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를 성공으로 규정하고 국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정밀화·경량화·무인화·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 무장장비들을 많이 개발'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외부의 기술적·경제적 도움 없이 '국가방위력의 질적 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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