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한의 경제-핵 병진노선 폐기와 ‘경제건설 총력노선’ 제시 배경과 북한 비핵화 협상 전망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로선’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되었다고 주장한 만큼 새로운 노선은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기존의 병진노선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되였으며 이에 따라 북부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치였다”라고 선언함으로써 국제사회와의 타협 의지를 명백하게 드러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북한이 아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완성하지 못했고, ICBM 능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ICBM의 추가 시험발사가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앞으로 ICBM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에게 큰 위협으로 간주되는 북한의 ICBM 능력 완성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선언은 미 행정부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경제건설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화로운 국제환경 및 국제사회와의 긴장완화 및 협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4월 27일 개최될 남북정상회담과 5월말 또는 6월초에 개최될 북미정상회담 개최 이유를 이 같은 필요성으로 주민들에게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를 통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면서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정서의 내용은 북한이 앞으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결정서의 다른 부분에서 밝힌 것처럼 “사회주의경제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하기 위해서는 핵포기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북한의 이번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의 결정 사항은 기존의 ‘경제-핵 병진노선’을 사실상 폐기하면서 향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북한 비핵화와 북미 수교,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및 대북 경제제재 해제 등에 대한 협상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뿐만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까지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제시함으로써 경제발전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게 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의 발언과 결정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타협 및 경제발전에의 총력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앞으로 김 위원장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 있는지는 결국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의 안전을 어떻게 확실하게 보장하고 북한에게 경제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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