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사진=KDI)

탈북민들의 체류 기간이 길어져도 우리 사회에 대한 적응도나 만족도가 늘지 않고 오히려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권·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7일 'KDI 북한경제리뷰' 4월호에 실린 논문 '탈북주민의 가치관, 적응도 및 삶의 만족도'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논문은 탈북민의 가치관과 사회 적응성에 대해 2003년 이후 탈북한 20세 이상의 탈북민 1천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설문에 따르면 탈북민들의 남한 사회의 적응성은 체류 기간이 5년 이하와 10년 이상일 때를 비교하면 대체로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적응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구자들은 "체류 기간이 늘어남에도 적응도와 만족도가 오히려 하락한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보다 구조적이고 상위의 대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의 창의 혁신성도 체류 기간이 늘어날수록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이유에 대해 탈북민들이 남한 정착 이후의 사회 부적응에 따른 심리적 좌절과 금전적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점차 보수화한 영향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순조롭게 남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채용 확대, 가족 단위의 창업 지원, 탈북 청소년 교육기회 확대 등 생애주기별·맞춤형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탈북민 체류 기간이 길수록 사람과 제도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북한 이탈 주민의 사회적 자본'이라는 논문에서 낯선 사람에 대한 탈북민의 신뢰도(값이 적을수록 신뢰한다는 뜻) 최소 값은 2.95로 남한 주민의 신뢰도(3.08)보다 더 낮았다고 밝혔다.

기관의 경우 남한 주민은 주로 정부, 종교기관, 사법부, 언론, 국회 순으로 신뢰했지만 탈북민들은 정부, 사법부, 종교기관과 국회, 언론 등으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제도에 대한 탈북민의 신뢰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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