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 전망 (2)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은 오는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를 소집한다고 지난 3월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북한은 매년 4월 10일을 전후해 전년도 예산 결산과 새해 예산을 발표해왔다. 이번에 개최되는 제13기 제6차 회의도 우리의 ‘정기국회’와 유사한 형식의 회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고인민회의 회의가 개최가 되면 그전 회의 이후 공석이 발생한 자리를 다른 인물로 채우는 등 부분적으로 인사를 단행해왔다.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가 개최되면 국가기구 중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최고인민회의, 국무위원회의 파워 엘리트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그동안 형식상의 국가수반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해왔다. 지난 2월에는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한국을 방문해 청와대를 예방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정은이 직접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보다 적극적인 외교 활동도 필요하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에서 90세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퇴진하고 그 자리에 78세의 국제 담당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나 62세의 리용호 외무상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리수용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임명된다면 리용호가 리수용을 대신해 국제 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교체가 확실시된다. 작년 10월 7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최태복이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소환되고 현재 박태성이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최고인민회의 의장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의장직에서 88세의 최태복이 공식적으로 퇴진하고 김정은의 측근인 63세의 박태성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그 자리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성은 1955년생으로 2012년경부터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군사 담당 부부장으로 있다가 2014년 5월부터 평안남도당위원회 책임비서(2016년부터 ‘위원장’으로 명칭이 바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태성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시절 각종 연구소(국가과학원 중앙버섯연구소)와 과학 관련 건설장(과학자살림집건설장, 은하과학자거리), 병원(구강병원건설장), 마식령스키장과 여가운동시설(문수물놀이장건설장, 미림승마구락부건설장), 군수공장, 군부대(제851군부대,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 월내도방어대, 제526대연합부대 지휘부 등), 군 관련 시설(인민군열사묘,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과 성흥혁명사적지) 등에 대한 김정은의 현지지도와 체육경기 관람 등에 자주 수행했던 인물로서 평안남도당위원회 위원장을 3년 정도 맡아 지방 경험을 쌓은 후 중앙당으로 복귀한 김정은의 핵심 측근이다.

박태성은 2013년에 북한의 파워 엘리트 중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네 번째로 많이 수행했고, 동년 6월에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25건 중 20건을 동행해 1위를 차지했다. 호명 순서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이어 두 번째인 경우가 7차례였다. 최룡해가 불참한 행사에 그가 동행한 사례도 있었다. 2013년에 박태성의 이름은 황병서 당시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보다 먼저 호명되었다.

박태성이 현재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과거 최태복이 맡았던 ‘과학․교육’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태성이 2017년 10월 25일 개최된 제6차 전국법무일군대회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과 함께 참석한 점에 비추어볼 때 그가 과거에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최고인민회의 의장까지 맡았던 최태복의 역할을 이어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2007년 2월 28일 개최되었던 제4차 전국법무일군대회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태복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간부들이 주로 참석했다.

2012년 12월 5일 개최되었던 제5차 전국법무일군대회에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태복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명수 인민보안부장, 전승훈 내각 부총리 등이 참가했다.

박태성은 또한 지난 11월 18일 제3차 전국사회과학자대회에 참가한 외국손님들과 해외동포학자들을 위하여 조선사회과학자협회가 개최한 연회에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인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태형철, 사회과학원 원장 리혜정 등 교육과 연구 분야 간부들과 함께 참석했다.

국무위원회 구성원들 중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소환된 인물들은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에서 그 후임자들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에 당중앙위원회 선전 담당 부위원장이 김기남에서 박광호로,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 담당 부위원장이 리만건에서 태종수로, 국가보위상이 김원홍에서 정경택으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가 개최되면 국무위원회에서 김기남, 김원홍, 리만건이 소환되고 박광호, 정경택, 그리고 태종수가 국무위원회 위원직에 보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선출된 국무위원회 구성원들 중 올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황병서에서 김정각으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에서 기존의 국무위원회 구성원들 중 황병서가 소환되고 그 자리에 김정각 신임 총정치국장이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를 통해 북한의 국가기구에서도 세대교체가 더욱 진전되고 김정은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주로 예산과 국가기구 개편, 국가지도기관 선거, 헌법이나 법 개정 문제 등이 다루어지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핵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만약 북한이 헌법 서문을 개정해 ‘핵보유국’ 표현을 삭제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지에 더욱 큰 신뢰도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그와 같은 조치는 북한과 미국 간에 북한의 핵폐기와 그에 대한 보상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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