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북한에 관해 나눈 대화 기록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온라인 매체인 ‘더 인터셉트’는 23일 두 정상의 통화를 기록한 필리핀 정부의 기밀문서를 입수해 공개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했다.

이 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로 표현하면서 미국은 “김정은이 가진 것 보다 훨씬 많은 화력을 갖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해 “김정은이 운반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김정은의 모든 로켓이 추락하고 있다”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보낼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DNI)과 빈센트 스튜어트 국방정보국장(DIA)도 23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문제 등을 지적하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개발에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정신 상태를 묻자 “안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핵폭탄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고 있고, 정신도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 않으며, 그가 한 순간에 미쳐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모든 세대마다 미치광이가 있고 우리 세대에는 김정은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또 북한을 다룰 마지막 카드는 중국뿐이며 자신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며 그러나 “중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통화 당시 한반도 주변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 핵잠수함 두 척 등 많은 화력을 배치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가 있은 지 며칠 뒤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정은을 영광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이 통화 기록이 정확하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