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북한의 인민군 창건일 날짜 변경 의도 평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이 오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 보도를 통해 인민군 창건일을 4월 25일에서 2월 8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북한에서 정규군인 조선인민군이 창건된 것은 1948년 2월 8일이지만, 1978년부터는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군 창건일로 정하고 건군절로 불러왔다.

그런 북한이 갑자기 인민군 창건일을 다시 2월 8일로 바꾼 배경으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스위스에서 유학했고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김정은은 ‘현대전은 포병전’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핵과 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들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군사관과 군대관에 맞추어 인민군 창건일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김정은은 집권 초기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후광에 크게 의존했으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자신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지지도(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북한 주민의식조사 참조)를 바탕으로 조부 및 부친과의 차별화를 모색해왔고 이번 창군일 변경도 그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작년에 수소폭탄 실험과 ICBM 시험발사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김정은이 그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인민군 창건일도 다시 2월 8일로 변경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2월 9일 시작되는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에 인민군 창건 70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치룸으로써 남한으로 향할 수 있는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의의 관심을 북한에 집중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작용했을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이번에 열병식을 통해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신형 ICBM 미사일들을 공개한다면 당연히 국제사회의 관심은 북한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북한은 평창으로 향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부러운 시선을 평양으로 돌리면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비록 경제력에서는 뒤져 있지만 군사력에서는 앞서 있다는 논리로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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