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림 루시네일 대표(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문성림 루시네일 대표(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서울 양천구에서 네일숍 '루시네일'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민 문성림 대표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문성림 대표는 SPN서울평양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처음부터 네일아트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02년 19살의 나이로 한국에 온 문 대표는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IT 기업에서 근무했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친정이 없으니까 아이를 맡길 데가 없었다"라며 "그래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남북하나재단에서 취업 상담을 받았고, 기술직을 생각해 보라는 상담사의 이야기에 네일아트를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8년 창업을 한 후에도 재단 측의 컨설턴트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문 대표는 "이제는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고정 고객만으로도 잘 운영이 될 만큼 자리를 잡았다"라고 자평했다.

루시네일(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루시네일(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 네일숍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만 돌보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남북하나재단에서 취업 상담을 받았다. 출퇴근 시간이 고정적인 회사를 다니기에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상담사가 기술직을 준비해 보는 것을 추천해 줘서 네일아트를 생각하게 됐다. 학원을 다니며 배우다 보니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아무래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제일 컸고, 네일숍 오픈 초반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조언을 구할 데가 없었는데, 남북하나재단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컨설턴트를 붙여주더라. 컨설턴트가 창업 상담, 상권 분석 등 도움을 많이 줬다. 부동산 위치도 봐주고 광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도 해줬다.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아는 분이 봐주시는 게 정말 좋았다."

▶ 회사 생활도 해보았는데 개인 사업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회사 생활을 할 때는 꾸준히 출퇴근만 하면 고정적인 월급이 들어온다는 게 제일 좋지만, 회사에 묶여 있는 시간이 고정적이라 제약이 있었다. 사업을 할 때는 수입이 들쑥날쑥하고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대신 시간적인 제약은 없다. 특히 뷰티숍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예약제이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면서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다."

▶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우리는 네일 시술도 하지만 내성발톱 관리도 한다. 내성발톱이 있는 분들은 굉장히 아파하고 힘들어하신다. 운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신다. 그런 분들이 우리가 시술해 드리면 금방 효과를 보고 굉장히 만족하신다. 나는 네일숍을 하는 아티스트이지만 그럴 땐 치료도 해줄 수 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

루시네일 아트 이미지(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루시네일 아트 이미지(사진=문성림 대표 제공)

▶ 창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창업은 기술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직의 경우에는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대화하는 방식 등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거부감이 없는 편이 훨씬 좋을 것 같다. 또 창업을 해서 사업장을 운영하다 보면 매출 관리 등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미리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에는 어떻게 적응했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한국에 와서 오래 살다가 창업을 했다. 19살에 와서 학교를 6년 다녔고, 회사까지 다니다 보니 이곳에서의 생활이 10년이 넘었다. 그 시간 동안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많이 극복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 창업을 했다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적응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창업을 꿈꾸는 탈북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창업을 하기 전 지인의 숍에서 일을 해보며 창업을 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렇게 바로 창업하기보다는 같은 업계에서 일도 해보고 손님도 받아보는 경험을 충분히 하는 게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상담을 통해 관심이 없던 분야에 뛰어든 만큼, 처음에는 의아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여기까지 왔다. 관심이 있는 분들이 충분히 경험하고 시작한다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향후 루시네일의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요즘에는 네일숍을 찾는 분들도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있는 분들은 집에서 셀프 네일을 많이 하신다. 그런 셀프 네일러들을 위한 수제 팁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일을 해보려고 하고 있다. 원래는 네일숍에 찾아오시는 분들만 시술을 했는데, 셀프 네일러들을 위한 수제 팁을 주문받아 제작해서 보내드리는 일을 추가로 해보려고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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