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국왕이 대국민 연설 모습(사진=bbc캡처)
찰스 3세 국왕이 대국민 연설 모습(사진=bbc캡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영국의 새 국왕으로 등극한 찰스 3세는 9일(현지시간) "우리의 가치는 계속 유지돼 왔고, 변함 없이 유지돼야 한다"며 어머니의 공로를 기리면서 어머니의 유산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찰스 3세는 이날 국왕으로서 첫 TV 대국민 연설에 나서 "일생 동안 여왕 폐하이자 제 사랑하는 어머니는 저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자 본보기였다"며 "모든 가족들은 어머니의 사랑과 애정, 지도, 이해와 본보기에 대한 진심 어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좋은 인생이었고 운명과의 약속을 지켰으며, 깊은 애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위에 오르면서 국가에 헌신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되새겼다. 그는 "평생 헌신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속을 오늘 여러분께 되풀이하겠다"며 "충성심과 존중, 사랑으로 영국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또 연설에서 자신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윌리엄 왕자에 대해 "장남 윌리엄은 이제 왕세자이며, 콘월 공작이자 웨일스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캐서린 왕자빈을 '웨일스공 부인(Princess of Wales)'이라고 호칭했다. 영국 왕세자빈에게 주어지는 이 작위는 찰스 3세의 왕세자 시절 부인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빈의 사망 이후 공석이었다.

찰스 3세는 부인 카밀라 왕비가 새로운 역할에 헌신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2월 즉위 70주년을 맞아 영국 국민들에게 찰스 3세와 카밀라에게 마음을 열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찰스 3세는 왕실을 뛰쳐나가 갈등을 빚고 있는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서도 "해외에서 그들의 삶을 계속 구축하고 있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사랑하는 나의 엄마'라고 표현하면서 "저는 간단히 이 말을 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섬겨온 우리 가족과 국민들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가족을 대표해서 위로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전날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여왕의 곁을 지킨 뒤 이날 오전 카밀라 왕비와 함께 런던으로 이동했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버킹엄궁의 새 주인으로서 처음 입성했다.

버킹엄궁 앞에 모인 추모객들은 새 국왕에게 열렬한 환영을 보내고 국가인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를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 제목과 가사에서 전날만 해도 '여왕'이 쓰였는데 이제 '왕'으로 바뀌었다.

찰스 3세 부부는 당초 추모객들이 남긴 꽃만 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예정에 없이 대중에게 다가가 10여분간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일부 여성들은 찰스 3세의 뺨이나 손에 키스를 하기도 했다.

그는 리즈 트러스 총리와 첫 회동을 하는 등 국왕으로서 임무를 시작했다. 국왕으로 공식 선포는 오는 10일에 이뤄진다.

찰스 3세는 트러스 총리와의 회동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을 "두려워했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제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제가 두려워했던 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러스 총리에게 "우리가 당신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아선 안 된다"면서 "오늘 오후 우리가 도착했을 때 조의를 표하기 위해 온 모든 사람들과 꽃들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