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대북 특사 보내야 한다', 남북물류포럼>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좌측 11시 방향에 기암괴석이 보이시죠. 바로 금강산입니다. 여러분들은 참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곳은 운무가 많은 지역이어서 한 달에 고작 4-5일 정도만이 금강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소대장의 브리핑(11.10)을 듣는 DMZ 워크숍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상대적 행복감이 그득하다. 모두들 눈앞에 펼쳐진 금강산, 해금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기에 바쁘다.

가슴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깊게 저며 온다. 필자는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처음 시작된 이후 바닷길,육로 관광은 물론 금강산 남북회담에도 수시로 참가했었는데. 지금은 갈수 없어 먼발치에서 바라만보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올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7.6 베를린 선언’ 등을 통해 남북화해 협력을 위한 야심찬 청사진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핵․장거리미사일 실험과 김정은-트럼프간 막말전쟁,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11.20) 등으로 인해 한반도 상황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는 ‘밤이 깊으면 곧 새벽이 온다’는 말을 되새기며 중단된 남북 교류협력의 길을 다시 열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의 허리를 두동강 내고 있는 DMZ(비무장지대)를 가로 지르는 금강산길은 남북 화해협력의 길이며,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로 대한민국의 기상을 펼쳐 나가는 길, 통일한국을 위한 노정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평화 올림픽’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평창동계올림픽(2.9-25)이 이제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새해가 되면 지구촌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인 한반도는 전 세계인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이번 평창올림픽도 1988년 서울올림픽과 같이 단순한 스포츠 빅 이벤트를 넘어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장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OC와 주변국들과 협조하여 ‘북한의 참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대북특사라도 파견해야 한다. 북한 선수단이 휴전선을 넘어 참가한다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한반도 화해협력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이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북한과 국제사회에 우리의 평화의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는 거양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DMZ와 접경지역의 평화적 잠재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홍보해 나갔으면 한다. 길이 248km, 폭 4km의 비무장지대는 과거 냉전기의 유산이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거나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가 최전선을 시찰할 경우 자료화면으로 외신에 보도되어 ‘남북대치의 현장’으로 깊게 인상지어져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미대통령 방한(11.7-8)시의 깜짝 방문, 북한군 판문점 귀순(11.13) 사건 등으로 인해 군사적 긴장성이 부각·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DMZ는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청정자연의 보고(寶庫)이다. 우리가 이 천연의 모습을 어떻게 관리․홍보해 나가느냐에 따라 상당한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평창올림픽 홈페이지 내 DMZ와 접경지역의 생태문화 다큐멘터리, 트래킹코스, 한류스타 뮤직비디오와 같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서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이후 환 황해, 환 동해, DMZ 등 3개의 H벨트를 기본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호응이 없어 단 한 발짝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망하지 말자. 화해협력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우리의 ‘정경분리’ 입장을 계속 설득해 나가자.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문재인정부 대북구상 실현의 중요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담대하고도 전향적인 구상과 실천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지역발전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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