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의 전략적 함의 고찰, 세종연구소>

(정재흥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19차 당 대회 이후 시진핑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다진 상태에서 가장 처음으로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중국은 미국과 상호 윈-윈의 신형 대국관계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하였으며 미국은 막대한 경제적 이득과 실리를 챙겼다. 

더욱이 19차당 대회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초심을 잃지말고 사명을 견지하자(不忘初心, 牢記使 命)”라는 기조 하에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 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실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실현이라는 두 개 백년(兩個一百年) 발 전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 하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중과 미중정상회담 성공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결국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무역 불균형 문제는 대규모 미국산 물품구매, 경협확대 등으로 미국의 불만을 달래주었으며, 북한 핵/미사 일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견지 및 지속 적인 대화와 소통을 우회적으로 고수하며 미국의 강한 요구와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였다. 

아울러 19 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장에 포함시키고 2050년까지 미국을 뛰어넘는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을 제시하여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지로 과거 중국의 영광과 유구한 역사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금성을 선정하여 함께 동행 하였다. 

이는 지난 40년간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 성공을 통한 비약적인 경제 발전과 함께 이미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대국으로 도약했다는 강한 자부심 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있어서는 양국 모두 보다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해결방안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모든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함께 단결하고 북한 정권이 더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진핑 주석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에 대한 공감대를 찾았다”고 언급하였다. 

이에대해 시진핑 주석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며 양국 모두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 추구에 합의를 했다면서 향후 한반도 사안에 있어 보다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 답변하였다. 

그동안 미국은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한 핵/미사일 문제해결을 주장한데 반해 중국은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훈련 동시중단) 및 쌍궤병행(雙軌並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해결방안을 촉구하였다. 

결국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핵/미사일문제에 대해 상호간 입장 차이와 인식격차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원론적인 합의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에 반해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줄곧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 불공정 거래, 지적재산권 문제 해결 차원에서 중국과 2,535억불(약 280조)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및 구매계약, 시장 추가개방 약속, 미중경협 계획 발표 등 상당한 경제적 성과와 이득을 챙겼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미국 기업인 대표 회담에서 “미 중간 경제통상 분야 협력강화는 양국이 서로 윈- 윈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중국의 지속 적인 경제성장은 미국기업들에게 더 좋은 투자환경 및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이라 강조하며 미중간 경제협력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였다.

이미 19차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 1인 지배체제가 확립되고 중국 중심의 신형 국제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선포한 이상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식 해법인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미중간 유엔 대 북제재 결의안 준수에 있어서도 중국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수하나 단독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은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하고 있어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촉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집권 2기를 맞이하여 중국은 미국이 만들어 놓은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중국식 규범을 만들고 제도를 구축하면서 새로운 중국 식 질서를 추진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따라서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과 쌍궤병행 해법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 주도의 새로운 역내 질서 구축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앞서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감옥국가, 종교집단국가로 묘사하며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동시에 중국 과 러시아 등 모든 국가가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과의 모든 외교, 무역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면서 대북 봉쇄 정책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조만간 북한 역시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장거리 미사일, SLBM 발사 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북한이 추가 군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다시금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심각한 안보적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한 추가 도발로 인해 중국의 유엔대북제재 이행은 한층 강화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대북원유공급 전면 중단과 같은 북한정권 붕괴를 야기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보다 대북제재 무용론 및 한중간 사드합의(3NO) 등을 제기하며 쌍중단과 쌍궤병행 이행 촉구를 더욱 강조할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 은 북한과의 협상 무용론과 CVID(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며 대북 선제타격(surgical strike) 가능성 시사, 단독제재 및 세컨더리 보이콧 실시, 해상 봉쇄와 비행금지 구역설정, 미국의 전략자산 추가 배치,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망(MD) 체제 가속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전략 동참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처럼 첨예한 갈등과 상시적 위협이 지속되는 매우 복잡한 한반도 안보정세 구도 속에서 개최된 미중정상회담은 한국에게 상당한 도전 및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결국 향후 한국은 우호적인 미중관계 촉구, 조화로운 한중·한미관계 유지, 안정적인 북미·남북관계 구축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전략적이고 유연한 대미, 대중, 대북정책을 고민하고 추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19차 당 대회 이후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을 외치며 새롭게 출범한 시진핑 2기 지도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역내 질서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쌍중단과 쌍괘병행 가능성 여부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중국과 보다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노력과 함께 끊임없는 소통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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