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남북물류포럼>

(최재덕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한반도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은 마치 19세기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강한 리더십과 보이지 않는 외교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19차 전당대회를 마치고 더욱 강력하게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정부와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을 미룰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미국의 트럼프 정부,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전쟁 가능 국가’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할 일본의 아베 정부와 함께 3번째 대통령을 연임하며 강한 러시아를 만들어가는 러시아의 푸틴 정부에 둘러싸여 있다. 

북으로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화성-14형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에 힘입어 미국에 구체적인 군사도발을 언급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19세기말 청ᆞ일ᆞ미ᆞ러 앞에서 대한제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였던 것과 너무도 닮아 있어 크게 염려스럽다.

미국은 지금이 북한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할 경우, 핵무기 개발을 빌미로 하는 압박이 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을 이용하여 북한 내부 결속을 ᆞ강화하는 한편, 미국과 중국의 맞수가 될 만큼의 역량을 국제사회에 보여 주고 싶어 한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한 상태에서 협상의 자리에 나오게 하기 위해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최근 19차 전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어떤 국가도 홀로 인류의 모든 도전 과제에 대응할 수 없으며 어떤 국가도 고립으로 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절대로 헤게모니를 추구하거나 팽창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주창했다. 미국을 향해 한 말이다. 그러면서도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를 이룩해 중화민족의 꿈을 이룩하자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팽창정책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시진핑은 집권 3년차부터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계획해 중국군의 부패척결, 제도개혁, 체질 개선,장비현대화를 진행 중이다. 

“2035년에 장비현대화의 기본골격을 완성하고 2050년 ‘방어하는 군대가 아닌 싸워 이기는’ 세계일류의 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중국몽’, ‘일대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현 상태 유지가 필수적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은 중국의 꿈을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큰 차질을 빗게 되며, 미국의 강력한 군사대응이 있을 경우 중국 역시 개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방문에서 제시할 내용들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이번 기회를 이용, 동맹국의 지위를 지키면서도 트럼프의 마음을 얻어 한반도의 전쟁은 막아야 한다. 한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사드를 배치했지만 안보불안은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미묘한 갈등구조, 수면 아래 깔려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패권싸움, 강력한 미국을 보여주고자 하는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무리수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가?

당장 당면한 과제로는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열강들의 갈등 구조가 한반도에 미치는 군사·ᆞ정치·경제적 불안 요소들을 줄여 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외교 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러시아와의 북방경제협력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 라인을 다변화하고 미국·중국·러시아·일본·한반도를 잇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하여 유기적이고 대응한 외교 파트너로서 우리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는 반드시 남과 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가 세계 패권국가들이 힘을 과시하는 각축장이 되게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 

100년 전 한국은 자강(自强)하지 못해 나라를 잃고 35년의 일제강점기를 거쳤다. 6.25로 파괴되었던 나라에서 분단 70년의 아픔을 딛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대한민국은 하루도 쉬지 않았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나라의 존폐가 달린 문제이다. 정부의 모든 역량과 온 국민의 힘과 마음을 모아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지켜 나가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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