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얀마 관계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 제주평화연구원>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미얀마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에서 가장 최근에 경제개방을 한 큰 시장이다. 그리고 한국은 미얀마의 경제개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미얀마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한국은 미얀마로의 무기 수출이 문제를 야기하거나, 미얀마 주재 한국인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를 대비해 공식적, 직접적인 외교활동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미얀마와의 무역 및 투자에 있어 중국이나 태국의 영향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첨단기술, 고도의 공학기술, 기반시설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 회계연도 2016-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은 싱가포르, 중국, 태국,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에 다섯 번째로 많은 투자를 한 나라이다.1) 

  일본과 달리, 한국은 또한 다른 경제 분야에 더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미얀마 전역에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중국 사업체는 미얀마에서 훨씬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미얀마 현지 중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난 활동을 벌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곤에서는 새로 연 레스토랑, 분식점 그리고 한국식 커피숍을 포함하여 어디서나 한국말을 들을 수 있다. 한국 드라마는 미얀마의 여러 TV채널에서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음료, 식료품 회사와 같은 소규모의 한국 기업들이 존재하는 것과 동시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교활동을 은폐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도 존재한다. 

  전 세계의 섬유제조업체와 수출업체들은 미얀마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풀림에 따라 미얀마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은 미얀마를 떠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성장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팬코는 2016년 8월, 500 에이커에 달하는 본선인도조건(FOB)의 섬유생산기지를 만들기 위해 한 미얀마 업체와 50 대 50으로 투자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사업은 그 이후로 잠잠한데, 추진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얀마의 신뢰하기 힘들고 윤리적 기준을 알 수 없는 관료제가 개입될 때마다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어떤 면에서 이는 부와 일자리 그리고 한국과 미얀마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창출하는 중요한 초대형 사업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미얀마의 관료제와 마찬가지로 한국 업체의 이러한 경쟁력의 바탕도 윤리적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2000년대 초, 대우인터내셔널, 포항제철, 그리고 다른 한국 대기업들이 한국의 법규와 국제규범을 위반해가며 무기와 관련기술을 미얀마 군부에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과 비난에 한동안 휩싸였었다. 결국 2006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의 대표는 다른 7개 회사의 임원 14명과 함께 군사용품 불법 수출로 기소되었다.2) 그는 유죄판결을 받았고 5천만 원 (미화 약 5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그 이후, 대우인터네셔널은 대표의 사임과 최소한의 비용 지출로써 값을 치뤄냈다.

  포항제철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2016년 새롭게 포항제철-대우로 명명된 이 법인은 2016년 미얀마 쉐타옹(Shwetaung)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발전소 건설 사업을 단독으로 따냈다. 미얀마의 열악한 발전기반 시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체로 선정된 것 이외에도, 포항제철-대우는 양곤 시와의 첫 번째 장기 토지사용 계약의 일환으로, 9월 1일 양곤 시에 대규모 호숫가 호텔단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70년간 토지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다)

  포항제철-대우는 또한 벵갈만에서 중요한 가스채굴 및 생산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 회사는 2013년 두 구역에서 가스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세 번째 구역에서 가스채굴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양곤에 1000만 불 규모의 버스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트완테(Twante)에 미얀마의 쌀을 가공, 수출하기 위한 쌀 가공 단지 건설허가를 얻어냈다. 

  한국은 이제 어떤 기준에서는 세계 10대 무기수출국이고, 무기분야는 한국이 가장 최근 공략하고 있는 부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향후 몇 년 뒤 중국을 따라잡아 아시아 최대의 무기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3)

  공개된 자료는 없지만, 어떤 이들은 미얀마가 여전히 한국의 무기와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2007년 대외무역법을 개정하여 수출 통제를 강화했으나 투명성 부족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4)

  게다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같은 비영리기구는 미얀마 무기거래의 상당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SIPRI는 한국과 미얀마 간 무기와 기술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던 2000년대 초에도 관련 자료를 얻지 못했다)

  샨 주와 카친 주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분쟁뿐 아니라 라카인 주에서의 지난 12개월간 미얀마 군의 더 거세진 공세를 고려해보면, 한국은 무기 수출이 밝혀지거나 공개되면 국제여론의 심각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은 선진 민주국가의 규범과 기준을 준수하는 무기수출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으나, 유럽연합과 미국은 다른 제재조치는 철회했지만, 미얀마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조치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또 다른 부분은 미얀마 시민들의 여론이다. 미얀마는 종교적 개종을 제한하는 법률을 가지고 있고 불경스런 행위에 대하여 법을 폭 넓게 적용한다. 최근 미얀마의 민족주의적 감정은 뚜렷한 목적 하에 지배적인 불교신앙과 연계되어 있고, 무슬림에 대한 비난과 폭력이 자행되고 있어, 기독교인들도 이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미얀마에 있는 한국인 선교사, 유사 선교사 숫자를 고려해보면, 어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쌍방 간에 불쾌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족주의적인 미얀마 인들은 현재 어느 때보다도 더 한국인을 시범사례로 만들 기회를 엿보고 있을 수도 있다. 지난달에는 미얀 코레 (Myan Kore)라는 한인잡지에 실린 글에서 미얀마 인들을 게으르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와 같다고 표현한 것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었다. 이 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캔들로 발전했고, 심지어 미얀마에서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잡지에서도 다루어졌다. 

  한국인들은 또한 직물공장에서 극히 난폭한 상사의 이미지를 심어왔다. 이들 공장에서는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항의와 노동쟁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로는 한국기업과 미얀마 시민들 간에 주요한 문제가 없지만, 향후 걸림돌이 나타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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