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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위기 해결의 새 길 찾기,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7.10.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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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위기 해결의 새 길 찾기, 동아시아연구원 이슈브리핑>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및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편집자 주]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대결 국면이 지속되면서 한반도의 긴장 수위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기를 해소할 돌파구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하영선 EAI 이사장은 현재 관련 당사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새 길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선, 동결을 징검다리로 삼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재제 혹은 관여라는 이분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제재, 억지, 관여, 자구의 4중 복합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이 아닌 비핵 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을 추구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을 위한 6차 핵실험과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이후 북핵위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반박 성명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의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기존 해법들의 한계를 제대로 검토하고 하루빨리 새 길 찾기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 대북정책의 2대 난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강하게 비판하고 새로운 해법으로서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를 제시했다. 핵심적인 내용을 보면 첫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고, 둘째로는 최대한의 압박을 위해서는 군사적 선택도 정책 대안으로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도 새로 채택한 해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북한을 타락 국가로 규정한 다음, 만약 북한이 “미국 또는 동맹국가들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수 밖에 없다.”고 군사적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 비핵화 길 찾기는 2대 난관에 직면해 있다. 우선 중국은 결코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제제와 압력을 김정일에게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 부정적이므로 유엔의 국제제재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정말 우려하는 것은 현재의 핵무장한 김정은 체제보다 미래의 핵 없는 김정은 이후의 체제다. 만약 시장민주주의 형태의 김정은 이후 체제가 등장해서 중국 동북3성의 안보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중국의 핵심 이익에 수소폭탄보다 더 큰 피해를 줄지도 모르므로 중국은 불만스럽지만 차악책으로서 김정은 체제와 북핵위기의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이 아무리 군사적 선택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시사해도 북한은 쉽사리 물러서지 앓을 것이다. 김정은은 예상대로 반박 성명에서 “숨김없는 의사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 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 주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의 제재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견뎌온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순을 충분히 예상했으며, 따라서 쉽사리 돌을 던질 생각이 없다는 의사 표시를 명확히 하고 있다.

더구나 북핵위기는 미국과 중국의 아태질서 건축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단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질서와 달리 미국은 한국과 긴밀한 협력 속에서 공동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동시에 중국의 핵심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노력은 북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2대 난관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우므로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 대북정책의 허실

중국은 올해 3월이래 북핵위기의 해결방안으로서 ‘쌍잠정’(双暂停)과 쌍궤병행’(双轨并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6자회담을 재개해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추진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첫째 현재로서는 한미와 북중의 시각 차를 좁히기 어렵다. ‘쌍잠정’은 진정성과 비대칭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협상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한미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동결을 위한 동결은 항상 진정성 문제에 직면해서 합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동결의 경우 비핵화로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첫 단계를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비대칭성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군사훈련의 조정은 단순한 핵동결이 아니라 남북한의 군사적 위협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

둘째, ‘쌍궤병행’의 경우에는 이중적 어려움이 있다. 북한 측 평화협정의 핵심적 내용은 2000년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 당시 공식화된 이래 변화가 없다. 북미관계를 적대관계에서 평화관계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주한미군의 철수가 불가피하고, 한미 군사동맹의 해체가 필요하며, 미국의 핵위협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는 이러한 ‘북한형’ 평화협정 논의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쌍궤의 병행은 현실적으로 첫 출발이 불가능하다. 한편 북한도 선(先)비핵화 후(後)평화협정,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을 분명하게 반대하고 오직 선(先)‘북한형’평화협정 후(先)비핵화 논의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중국의 해법은 핵심 관련 당사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으므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 어렵다.

한국 대북정책의 암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합니다.”라고 현재 국면에서 제재의 불가피성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유엔헌장의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 니다.”라고 평화적 방법을 통한 해결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북한이 결단을 내리면 국제사회와 함께 다자간 안보협력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추진하여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북정책은 지난 20년 동안 오랫동안 진행해 온 제재와 관여의 소모적 이분법 논쟁을 뒤늦게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불가피한 제재와 평화적 해결 방안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러나 북핵위기의 해결이라는 항구에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암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이다. 김정은 체제가 21세기 생존전략으로 현재의 과잉 안보적 병진노선을 유지하는 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양자 및 다자 협상은 끊임없이 도착항이 아니라 출발항으로 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단순히 협상재개 조건에 대한 합의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새로운 생존전략을 위한 자구적 노력을 어떻게 함께 키워 나가느냐가 핵심이다.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새 길 찾기

북핵위기 해결의 새 길 찾기는 우선 목표 설정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목표 설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으므로 보다 현실적으로 비핵화보다는 동결을 최종 목표로 삼자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핵무기의 정치 및 군사의 이중적 성격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핵무기는 군사 무대에서 파괴력의 질적 혁명을 가져온 것에 못지 않게 정치 무대에서 강요 외교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예상한 대로, 북한도 이미 핵무기를 군사 무기인 동시에 정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의 비대칭적 정치와 군사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면, 새 길 찾기의 목표는 동결을 징검다리로 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핵위기를 해결하려는 지난 20여 년의 역사적 노력은 제재와 관여의 이분법적 논쟁의 한계를 뒤늦게 인식하고 제재와 관여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초보적 길 찾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 길 찾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진행되면 될수록 북핵을 실질적으로 억지할 수 있는 수단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둘째, 핵 없는 북한 체제의 삶과 번영을 확실하고 실용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새 평화체제를 건축해야 한다. 셋째, 새 길 찾기의 완성은 북한의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이 비핵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으로 진화하는 자구적 노력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제재, 억지, 관여, 자구(自救)라는 4중 복합의 새 길 찾기를 함께 마련해서 북핵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1) 제재
유엔 안보리는 1993년 북한의 NPT 탈퇴와 IAEA 사찰 거부에 대해 처음으로 대북제재를 가한 이후,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부터 시작해서 최근 원유수출 동결, 정유제품의 수출 축소, 섬유제품의 수입중단, 해외 북한 노동자의 고용 동결을 골자로 하는 2375호까지 10여 년에 걸쳐서 10회의 제제를 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제한적 협조와 북한의 제재 우회 노력으로 인해 명실상부한 제재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는 못했다.

북한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고수하는 한, 미사일 실험의 지속과 제재 강화라는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재라는 단순 해법으로 북핵위기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강화되는 제재가 무용한 것은 아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손익계산을 재고하도록 만드는데 불가피하게 필요한 수단이다.

2) 억지
핵무기 시대에는 파괴력의 혁명적 증가 때문에 핵무기 사용 이후의 방어보다 상대방이 사용 이후 겪게 될 감당할 수 없는 인적•물적 피해 때문에 핵무기 사용 자체를 막도록 하는 억지가 매우 중요하다.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북한핵을 억지해서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려면 불가피하게 핵무기를 기반으로 하는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러한 공포의 균형을 위해서 최근 국내외에서는 한국의 독자 핵개발, 미국 전술핵의 재배치, 미국 전략 자산의 순환 배치를 통한 확장 억지의 강화, 재래식 무기체계의 강화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론은 불안정한 공포의 불균형을 시도하는 대가로 현재의 세계 비확산체제에서 북한 뿐만 아니라 한국조차도 경제, 기술, 안보 압력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일본의 핵확산까지 불러와서 한반도를 둘러 싼 지역 질서도 핵화의 길을 걷게 됨에 따라 체제적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으로 미국 전술핵의 재배치는 사실상 넓은 의미에서 확장 억지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재배치는 최근 사드 체재의 도입보다 훨씬 더 힘든 현실에 봉착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를 통한 확장 억지의 강화가 효율성과 현실성 면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확장 억지의 핵심은 상호 신뢰성의 제고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형 선제타격체제, 미사일방어체제, 대량응징보복체제의 3축체제를 조기 구축하고 사드 체제와 같은 한미연합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북핵의 정치적, 군사적 사용을 억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3) 관여
북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핵화의 비용 증가를 위한 적극적 제제 및 억지와 함께 비핵화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관여가 필수적이다. 생존과 핵화가 죽음과 빈곤을 가져다 주는데 반해서 비핵화가 오히려 삶과 번영을 보장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득력 없는 ‘북한형’ 평화체제 대신에 진정성 있는 ‘한국형 ‘신평화체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속에 생존의 보검으로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북한에 대해서 핵무기 없이도 충분히 생존을 확보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핵화 한 북한체제를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복합 평화체제를 건축해야 한다. 

북미, 북중, 남북과 같은 양자 안보, 6자회담과 같은 다자 안보, 그리고 유엔 같은 지구 안보, 비핵 국내안보와 같은 4중의 잠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비핵 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이라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북한이 21세기 세계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공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 그리고 지구적 차원의 복합적 경제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4) 자구

관련 당사국들이 제재, 억지, 관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양자 또는 다자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핵병진 노선을 넘어 선 새로운 생존전략의 진정성을 모색하지 않는 한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의 꿈은 1994년의 제네바 기본합의나 2005년의 베이징 공동성명과 마찬가지로 허망하게 깨져 버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핵위기의 진정한 탈출은 북한의 자구적 노력이 함께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북한이 현재의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진화시켜 비핵 안보와 번영의 병진노선을 스스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장화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통제체제에서는 시장화의 정치적 영향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둘째, 정보화가 필수적이다. 북한의 폐쇄 사회에서 현재로서는 제한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정보기술의 혁명적 변화로 정보화의 정치적 영향은 빠르게 커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21세기의 적합 국가로 세계 무대에서 살아 남으려면 북한도 내재적 자기 조직화로서 북한형 정치화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북한의 자구적 노력과 한국을 비롯한 주변 당사국들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공진화가 서로 맞물려야 비로서 북핵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21세기에 걸맞은 ‘3대 진화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시급히 할 일은 한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단순 해법들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재, 억지, 관여, 자구의 4중 복합 해법을 함께 마련해서 빠른 시일 내에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길라잡이의 역할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o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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