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과 핵개발 전망, 세종연구소 세종논평>

(김진무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북한은 9월 3일 12시 29분 6번째 핵실험을 강행하고 오후 3시30분(평양시간 오후3시) 조선중앙TV 중대보도를 통해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 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하며 또 다시 국제사회를 경악시켰다. 

북한은 중대보도에서 “시험측정 결과 총폭발 위력과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값에 충분히 도달”하여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의의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북한의 중대보도는 “핵탄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하기 직전인 3일 오전 조선중앙TV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구소련의 수소폭탄과 유사한 장구 모양의 핵탄두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북한 수소폭탄 시험 발표 주장에 대한 평가

이와 같은 북한의 핵실험 주장에 대해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9월 3일 “12시 29분께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고 폭발위력을 작년 9월 5차 핵실험의 10배 정도인 50kt 이상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을 1단 기폭제로 사용하여 2단계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는 다단계 무기로서 원자폭탄보다 위력이 약 수 백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상청에서 발표한 진도 5.7, 폭발위력 50kt은 수소폭탄의 폭발 위력에 못미치며, 보다 강화된 증폭핵폭탄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작년 1월 4차 핵실험 때와 같이 수소폭탄 시험 주장의 진위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수소탄이라면 적어도 폭발위력이 200㏏은 되어야 하는데 50㏏ 이상이라는 것은 증폭핵분열탄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주장이 과장돼 있다. 북한이 수소 폭탄 실험을 했는지 확실치 않고, 실전용 ICBM 을 갖기까지 2~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수소폭탄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도 근거는 있다. 첫째, 북한이 중대보도에서 “핵탄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이라고 주장한 것은 폭발위력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였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둘째, 북한의 지난 5차례 핵실험이 분열핵폭탄(플루토늄, 우라늄) ⇒ 증폭핵 폭탄으로 발전해왔으며, 증폭핵폭탄이 일부 핵융합 기술을 활용하는 수소폭탄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이번 핵실험이 수소폭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일본이 발표한 진도 6.1이나 미국과 중국이 발표한 진도가 6.3이 맞다면 폭발력은 250~860kt으로써 수소탄 폭발 규모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해군연구소의 켄 가우스 박사는 “이번 실험은 과거보다 확실히 규모가 컸다”면서 “이는 수소폭탄 실험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하 였으며, 스즈키 다쓰지로(鈴木達治郞) 일본 나가사키(長崎)대 핵무기근절연구센터장은 “(일본) 기상청이 발표한 북핵실험의 폭발 규모는 6.1로 TNT 화약으로 환산하면 수백kt에 달할 가능성, 이 경우는 수소탄일 수 있다”고 한 것은 각각 미국과 일본에서 측정한 진도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점에서 수소 폭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향후 전망

사실 수소폭탄 진위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수소폭탄이든 아니든 6차 핵실험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최소한 2.5배에서 수십 배의 폭발위력으로 평가될 수 있어, 이 폭탄이 주요 대도시에 폭격이 이루어진다면 엄청난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우리는 작년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는 김정은의 핵개발이 언제 완료되고 실전배치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9월 5차 핵실험 직후 “병기화의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하였고, 이번 핵실 험 직후에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의의있는 계기”라고 하였다. 이는 북한이 핵개발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이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부가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현재 북한의 핵개발 능력을 엄밀하게 평가해보면 핵폭탄 측면에서는 핵탄두 기술의 고도화, 핵탄두 성능테스트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사일 개발 측면에서는 스커드, 노동, 북극성 2형, 화성 12형 등 단·중거리 미사일 개발은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이나 북한 의도대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급 미사일 개발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은 추가적인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지하 핵실험 또는 미사일에 장착한 탄두폭파시험 등의 방식이 있다. 그리고 북한이 화성 12형을 ICBM급 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보여주었던 KN-08(화성 13형), KN-14 등 3단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며, 이미 김정은이 태평양에 대한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물론 최근 북한 이 핵개발을 초고속으로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모든 과정을 금년 말까지 완료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 완료, 대량생산 및 실전배치를 지시하며 핵보유국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 북한의 핵기술 수준으로 볼 때 이번에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운반하는 기술을 완성할 때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많이 남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1-2년 내에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미국 비확산 연구기관인 군축협회(ACA) 첼시 데이븐포트 비확산담당관이 “한국, 일본, 괌 등을 도발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되나, 미 본토를 도발할 수 있는 신뢰성있는 ICBM 개발은 10년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