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미문제 해결 의지 확고했지만 미국 정치 환경이 '노딜'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청와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올해도 북미 간 진전이 없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부정적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전 실장은 오는 22일 출간되는 '창작과 비평' 2020년 여름호 대담에서 "지금 남북이 하려는 것은 국제적 동의도 받고, 막상 논의하면 미국도 부정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만 기다릴 수는 없다”며 “여러 정세를 토론하고 상대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이해하면 성과로 더 잘 이어질 것”고 조언했다.

임 실장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교착상태인 원인에 대해 ‘하노이 노딜’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전면적 제재 해제가 아니라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제재를 먼저 해제해달라고 요구했고 불가역적 비핵화의 시작인 영변 핵시설 해체를 제시했는데도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양자 간 합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우리 마음대로 북미 관계를 풀 수 없다면 새로운 결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 "미국은 월경(越境)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물자가 넘어가면 무조건 규제하려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하며 "이를 해결하면 산림협력과 철도·도로 연결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적 도발에 대해 "우리도 연중으로 훈련하고 새 무기를 개발한다"며 "북한에 필요한 안보상황 조치까지 우리가 문제 삼으면 오히려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부터 2019년 2월 미북 ‘하노이 노딜’까지 10개월간의 한반도 대화 뒷얘기를 공개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캐릭터가 굉장히 솔직하면서도 당당했다”고 소개했다.

임 전 실장은 4·27 판문점회담에서 “두 정상의 대화가 끝난 뒤 느낌은 안심과 기대였다"며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상당히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고 회고했다.

또한, 싱가포르 북미회담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안 만나도 상관없어'라는 식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북쪽이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급하게 제안한 것으로 생각되고, 대통령도 하루 만에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임 전 실장은 "정의용 실장이 '김정은 위원장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에게 "나는 좋다. 만날 의사가 있다. 당신이 가서 기자회견을 하라"고 요청하고 지시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서 충분히 기대를 품어볼 만했다”면서도 "여러 스캔들로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몰린 환경이 있지 않았나”고 진단했다.

아울러, "하노이로 가기 전에 미국 의회, 정부, 조야 등 사방에서 '배드딜'보다는 '노딜'이 낫다고 압박한 상황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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