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숙부 김평일과 고모부 김광섭 전 대사의 후임자 임명 의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김평일 전 체코 주재 대사의 후임자로 외무성 유럽2국 국장을 지낸 주원철이, 김광섭 전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의 후임자로 최강일(1959년생)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국장대행)이 임명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폴란드 주재 대사에 영국 주재 대사였던 최일, 이란 주재 대사에 한성우,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에 정성일이 임명된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형제이며,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숙부가 되는 김평일(1954년생)은 김정일과의 후계경쟁에서 밀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유고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무관으로 있었고, 1988년부터 헝가리, 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 체코 주재 대사 등을 전전하다가 작년 12월에 귀국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형제인 김경진(1952년생)의 남편인 김광섭도 1993년 4월에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부임해 작년 말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이복형제들인 김평일과 김경진을 ‘곁가지’로 간주하면서 사실상 이들을 해외 ‘유배’ 상태에 두었는데, 김정은이 이들을 국내로 소환한 것은 1) 이들이 귀국해도 김정은의 권력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2) 이들이 해외에 계속 체류하면서 망명을 선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의도, 3) 대사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감시와 통제로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할 수 없었던 인물들을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하고자 하는 김정은의 성과중심적 인사 스타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김평일과 김광진의 후임자뿐만 아니라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주재 신임 북한 대사까지 동시에 발표된 것은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이 외무상직에 임명된 후 이루어진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외무성에 대한 리선권의 장악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던 리용호가 작년 12월 31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외무상직에서 해임된 데 이어 2018년과 2019년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최선희 외무성 당시 부상을 보좌해 주요 실무를 담당했던 최강일 전 외무성 부국장마저 이번에 오스트리아 대사직을 맡게 되어 대미 협상라인은 더욱 위축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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