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보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미사일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한 전문가도 우크라이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북한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로켓 발사체(미사일) 개발 전문 국영 설계사무소 '유즈노예'에서 근무했던 한 전문가는 14일(현지시간) 자국 온라인 언론매체 '스트라나'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자체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할 돈이 없다"면서 "그들이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접근하는 법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싸게 먹혔을 것"이라며 미사일 기술 유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문가는 "몇 년 전 북한 기술자들이 유즈노예에서 미사일 관련 문서를 훔치려 시도한 사건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도는 곧 탄로 났고 기술자들은 체포되고 문서는 되찾았지만, 그들이 관심을 가졌던 문서가 이후 다시 북한 수중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유즈노예 설계사무소 소장 알렉산드르 데그탸례프는 스트라나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자국 로켓 엔진을 복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설계사무소 직원들은 누구도 북한의 미사일 엔진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우리 엔진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어딘가에서 복사를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2012년 6월 벨라루스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 2명이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네프로페트롭스크(드니프로)로 들어와 현지의 로켓 설계사무소 유즈노예 직원을 포섭해 로켓 관련 기술을 빼내려다 체포돼 8년형을 선고받았다.

유즈노예 설계사무소는 옛 소련 시절 최초로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뒤이어 1960~70년대 서방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정거리 1만1천km 이상의 전략미사일 R-36M(나토명 SS-18 사탄)을 만든 로켓 분야의 저명 연구소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이날 북한이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급 미사일 엔진을 블랙마켓(암시장)에서 조달했으며, 공급처로 과거 러시아와 연계된 우크라이나 로켓 생산업체 '유즈마슈'가 지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