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이 뮌헨안보회의 다자주의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지=외교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제56차 뮌헨안보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다자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한 전체회의에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등과 함께 참여했다.

강 장관은 이날 “다자주의의 기초가 되어 온 민주주의, 법치, 인권 등의 가치가 더 이상 서구의 가치가 아닌 인류보편적 가치”라며 “다자주의 강화를 위한 한국이 기여하겠다”고 표명했다.

강 장관은 “지역 차원의 협력 메커니즘이 부재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이야말로 다자주의 정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이 더딘 상황이지만, 이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가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을 통한 DMZ 국제평화지대화와 같은 다자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소개했다.

강 장관은 “유엔 창설 75주년을 계기로 유엔측에서 젊은 세대의 세계시민 정신을 확산‧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 젊은이들과의 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보편적 호소력을 지닌 문화적 사례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원치 않은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다자주의 질서를 유지‧강화하고 범대서양 안보 협력 및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미국 정부가 다자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다 공평한 책임 분담의 차원에서 다자주의 제도를 개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국제질서가 경제, 정치적으로 서방에서 아시아 등으로 재균형이 이루어지면서, 서방의 역할이 줄어든 다극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다자주의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부는 “뮌헨안보회의에 우리 외교장관이 전체회의 토론자로 초청받아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서, 이는 다자주의 강화와 관련 우리나라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의 이번 회의 참석을 통해 우리나라가 책임있는 중견국가로서 규범기반 질서 강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한 좋은 기회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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