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외무상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당국이 군 출신 강경파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외무상에 임명함에 따라 북한의 대미-대남 전략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리영호 외무상 후임에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임명하고 이러한 사실을 평양주재 외국 대사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리선권 위원장의 직위 변동 여부에 대해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리선권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함꼐 북한 군부 강강파로 분류되고 있으며, 2018년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한 재벌 그룹 회장에게 ‘냉면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강성 군부출신인 리선권을 임명한 것은 군부쪽의 불만도 무마하고 남북관계를 잘 알고 있어 북미와 남북 관계에서 모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또 “대남선동기구 출신으로 남북관계 좌지우지하면서 한미관계를 이간하는 외교적 효과를 보여주고 미국에 강한 대결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밖에도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외무성과 외교관들을 질책하는 효과와 함께 제재에 견디기 위한 해외 외화벌이 사업과 통치자금 확보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양 교수는 “우리의 통일부 장관 격인 조평통 위원장을 외교부장관으로 등용한 것은 앞으로 대남관계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신임 리선권 외무상은 전통적인 외교 엘리트도 아니고 과거에 장기간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향후 북한 외교에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리선권이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외무상이 남한을 제외한 비사회주의국가들을 대상으로 외교를 전개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리선권이 외무상직에 임명된다고 해도 남북관계에 관여할 여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입장을 노선으로까지 채택하고 그에 맞게 외교 라인도 대폭 개편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계속 ‘희망적 사고’에 기초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만 집착한다면 한국의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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