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영철의 인신공격성 담화와 한미의 대응 방향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북한의 초강경파 김영철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오늘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 ‘망녕든 늙다리’와 같이 인신공격성 표현들을 사용했다.

평생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 온 강경파 김영철로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보다는 협상이 결렬되어 북한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되더라도 끝까지 핵을 보유하는 상황을 선호할 것입니다.

김영철은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했는데 북한의 핵심 엘리트 계층에 속한 그로서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대북 제재가 강화되어 북한경제가 악화되더라도 잃을 것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결렬되면 북한은 계속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경제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북한 주민들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경제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현재 미국과 전략경쟁 관계에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 중국이 북한을 은밀하게 지원하는 데에도 명백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록 김영철이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지만, 이처럼 김 위원장의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들을 계속한다면 결국 북미 정상 간의 우호적 관계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진정으로 북한과 그들의 지도자를 사랑한다면 미국과의 대결보다는 미국과의 과감한 협상을 통해 북한이 대북 제재에서 전면적으로 벗어나고 미국 및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해 발전된 국가를 이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현재의 북미 관계 경색에는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논의도 거부하는 김영철, 최선희 같은 북한의 강경파들 책임이 가장 크지만, 북한이 수용할만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미국과 한국 협상팀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도 ‘연말 시한’ 전에 북한의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위성 시험발사 중단을 조건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1년간 전략적으로 잠정 연기하면서 북한과 보다 과감한 협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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