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기구의 작황조사 모습(사진=FAO)

유엔의 북한 현지 농작물 수확량 조사가 올해도 무산돼 6년째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게 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정보.조기경보국(GIEWS)의 마리오 자파코스타 국장은 19일 "올해 북한 현지에서 유엔의 작황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고 VOA에 이같이 밝혔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WFP)는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FAO 관계자는"올해 3월 WFP와 FAO가 북한에서 긴급 식량안보 평가를 실시한 이후 조사의 연속성을 위해 10월에 작황 조사를 실시할 것을 유엔이 제시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파코스타 국장은 "북한 현지 조사 없이는 구체적 현황을 아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들어가지 않고는 가용한 자료를 이용해 최선의 추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95년부터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방북 조사는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조사가 이뤄졌다.

작황 조사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추수 직전이나 추수 시기에 실시되며, 실사단은 현지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게 된다.

작황 조사는 6년 간 중단됐어도 올해 3월 29일부터 보름 간 긴급 식량안보 평가는 실시됐고, 유엔은 이 자료를 토대로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호소했다.

FAO는 ‘식량안보와 농업에 관한 조기 경보’ 4분기 보고서에서 "2019년 상반기 내내 극심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9월에 태풍 ‘링링’ 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북한의 올해 농작물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국제 농업 모니터링 그룹’도 ‘조기경보 작황 모니터’ 11월호에서 "올해 불규칙적인 강우량과 낮은 저수율 때문에 곡창지대인 황해북도, 황해남도, 평안남도 지역의 곡물 수확량이 예년 평균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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