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대사(사진=kbs캡처)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9일 “미국은 더 이상 3국을 내세우면서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는 듯이 냄새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언론들이 연말에 조미실무협상 진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대화는 언제 가도 열리기 힘들게 됐다”며 이같이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이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인 “스웨덴”을 통해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며 “내가 보기에는 미국 측이 우리에게 빌붙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스웨덴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스웨덴 측이 지난 10월 초 조미(북미)실무협상 장소를 제공하고 편의를 보장해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지만, 조미가 서로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는 실정에서 스웨덴이 더 이상 조미대화 문제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미국의 끈질긴 부탁을 받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미국은 잠자코 있는데 스웨덴 측이 곁가마 끓는 격으로 처신한다면 오히려 푼수없는 행동으로 비쳐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조미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락통로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스웨덴이 정세판단을 바로하고 앉을 자리, 설자리를 가려볼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교수는 “김 대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비건 대표에게 자신을 직접 상대해달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더는 미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세운 것 같다”며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셈법을 미국이 직접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않는 한 어떤 중재에도 호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라는 결단만이 비핵화 협상의 재개와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선 대북 적대시 정책철회,  후 비핵화 협상'이라는 새로운 협상조건을 제시해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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