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 완화 등 대북정책 변화 압박 의도"

김명길 대사(사진=KBS 캡처)

북한은 14일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며 "이제는 미국측이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밝혔다.

북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 국무성 비건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조미(북미)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조미(북미)대화와 관련해 제기할 문제나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허심하게 협상상대인 나와 직접 연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조미(북미)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놓고 있는데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도리어 미국에 대한 회의심만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댄에서 진행된 조미(북미)실무협상때처럼 연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돼야 하는가에 대해 명백히 밝힌 것만큼 이제는 미국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압박했다.

이어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했다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대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신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제기가 조미(북미)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대사의 이러한 담화는 연말 대화 시한을 앞두고 대화에 응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에 경제제재 완화 등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은 경제적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조치’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지금 북한이 필요한 것은 제재 완화라고 VOA에 말했다.

갈루치 전 사는 또 "북한이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부차적인 일로 꼽은 건,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이번 담화는 북한이 보다 실질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기존의 종전 선언 요구에서 입장을 바꿔,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같은 보다 실질적인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한미 안보협의회 참석차 서울로 가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미-한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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