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대사가 실무회담 결렬을 발표하는 모습(사진=KBS캡처)

과거 북한과 직접 협상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이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을 이용해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북한의 계산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탈선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깔려있으며, 북한은 이를 통해 대미 위협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VOA에 말했다.

특히 “재선 캠페인에 앞서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정국을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이용해 미국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탄핵 국면 등 워싱턴의 정치 상황을 ‘기회’로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공간’이 있다고 믿고, 미국에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도 북한은 자신들이 비핵화 해법으로 늘 원해 온 ‘단계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보고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10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이 실무협상에 빈손으로 나와 협상을 결렬 시켜 놓고, 성명을 발표하게 만들었다"면서 "자신들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언급하며 "북한도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할 수 있지만, 아직 자제하고 있으며, 다만 인내심에 한계가 있고 지금까지 자제해온 모든 것이 무한정 계속되는 법은 없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이후 중단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와 같은 적대행위를 재개할 수 있다는 위협이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북한은 많은 것을 감행할 수 있는 나라라며, ICBM 발사는 가장 도발적인 행위 가운데 하나가 되겠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럴 경우 북미 관계는 위험했던 2017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정책과 관련해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 상황을 예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늘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표도 북한이 당장은 ICBM 발사나 핵실험을 주저하겠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핵실험은 비단 미국과 한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의 엄청난 분노를 살 것이며, ICBM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들어 모든 것을 와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전 대표는 “스톡홀롬 실무협상’을 앞두고 SLBM을 발사하면 미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오판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협상에 나온 것 역시 오산”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볼튼의 해임 사유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등 복합적인 것으로 북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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