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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원대회를 통해 본 북한의 교육 정책과 전망', 조정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9.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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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원대회를 통해 본 북한의 교육 정책과 전망, 조정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지난 9월 3일 평양에서 제1차 전국교원대회가 열려, 향후 북한의 교육정책 방향성과 당면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동 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과학기술은 “나라의 경제발전을 추동하는 기관차”, 교육은 “과학기술의 어머니”라고 하면서,교육의 중요성을 과학기술과 연결 지어 강조하였다.

이는 정보화시대로의 변화,국가발전전략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 북한 체제의 안정화 등의 정책 환경 속에서,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이 정치사상교육(紅)보다 과학기술교육(專)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교원대회에서는 또한, 초중등 및 고등교육 부문 제도개혁에 따른 후속과제 추진과 교원 진영 강화, 장기교육전략 구축, 시설확충 및 예산 투자 등 교육발전을 위한 기반 구축 차원의 교육 현안과 과제가 제시되었다.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북한 교육의 제도개혁기라고 본다면, 제14차 전국교원대회 이후에는 변화된 제도의 안정적 운영 및 내실화에 주력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후 북한의 교육정책 방향은 정보화시대라는 시대적 변화와 세계적교육트렌드를 반영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지난 9월 3일 평양에서 열린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서는 그간의 교육성과 평가에 기초하여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당면과제가 제시되었다.

전국교원대회는 전국에서 선발된 교원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2014년 9월 5일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 이후 5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이 대회에서는 김정은위원장의 담화문 “교원들은 당의 교육혁명방침관철에서 직업적 혁명가의 본분을 다해나가야 한다.”가 전달되었다. 이하에서는 이 담화문을 비롯한 전국교원대회 내용을 중심으로, 현재 북한의 교육 정책 어젠다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논의한다.

김정은 집권 초기 교육 정책: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실시, 고등교육 개혁, 원격교육을 통한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추진

김정은 집권 이후 정책 변화가 가장 큰 분야가 교육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집권 초기 교육정책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김정은은 2012년 9월, 집권 후 첫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실시를 발표하여, 초등교육을 1년 연장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단계의 교육기관을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제개정을 추진하였다.

고등교육 부문에서도 일련의 제도 개혁을 추진하였는데, 그 방향성은 2014년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 발표된 “새 세기 교육혁명을 일으켜 우리나라를 교육의 나라, 인재강국으로 빛내이자.”라는 담화문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담화문에서 김정은은 ‘새 세기 교육혁명’의 목표를 “모든 청소년학생들을 강성국가 건설의 믿음직한 역군으로 키우며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해 우리 나라를 21세기 사회주의교육강국이 되게 하는 것” 이라고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후 지난 5년간,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 제시된 방향성에 입각하여 다양한 고등교육 제도 개편이 이루어졌다. 우선, 종합대학이 증설되었고 대학의 성격에 따라 학과 구조와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2012년 이전에 북한에서 종합대학은 세개에 불과했으나, 다른 전공분야의 단과대학 통합, 지역별 종합대학 신설, 지역 내 유사 부문의 대학 통합을 통한 부문별 종합대학 신설 등의 방법으로 종합대학 증설을 추진하여, 2016년 기준으로 종합대학이 10여개로 늘어났다.

또한, 대학 유형을 ‘연구형 인재 양성기관’과 ‘실천형 기술인재 양성기관’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특성에 맞게 학과와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기존의 2~3년제 전문학교는 대학에 통합하거나 ‘실천형 기술인재 양성기관’인 직업기술대학으로 전환되었다.

원격교육과 ICT 활용교육도 확대되었다. 2007년 김책공업종합대학 원격교육센터 설립을 기점으로 시작된 컴퓨터 네트워크 기반 원격교육은 김정은 시대 들어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주요한 수단으로 위치지어지면서 더욱 확대되었다.)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김형직사범대학, 외국어대학 등 주요 대학에 원격교육대학을 설치하여 주요 공장·기업소 근로자들이 원격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주요 대학들의 ‘정보중심’, ‘원격교육중심’ 기능을 강화하였다.

국가발전전략으로서 교육의 기능: “교육은 과학기술의 어머니”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서 발표된 김정은 위원장의 담화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교육의 중요성을 과학기술과 연결 지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눈여겨볼 것은 “과학기술이 나라의 경제발전을 추동하는 기관차, 국력을 과시하는 중요징표라면 과학기술의 어머니는 교육”이라고 하면서,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과학기술 발전에서 찾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의 추진력이면서 곧 국력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교육의 기능을 국가의 경제발전 및 국력 증진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북한판 ‘교육발전론’인 셈인데, 교육과 국가발전을 매개하고 있는 것이 ‘과학기술’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교육의 기능이나 과제를 과학기술과 결부하여 설명하는 방식은 김정은 시대 들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흐름이다. 2013년 8월 25일 김정은의 담화문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선군혁명사상과 업적을 길이 빛내여나가자”에서 ‘지식경제시대’라는 시대인식에 기초하여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과제가 천명되었고, 이어 2014년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도 ‘새 세기 교육혁명’의 목표로 ‘전민과학기술인재화’가 제시되었다.

2015년에는 교육법 제8조 “온 사회의 인테리화원칙”을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실현원칙”으로 수정하여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는 것은 사회주의교육의 전망과업”이라는 점을 법에 명시하였고, 2019년 4월 ‘사회주의 헌법’ 개정 시에도 이를 반영하였다. 2018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구호로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가 제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이 국가 발전전략을 논할 때 ‘과학기술’과 ‘교육’은 늘 짝을 이루어 등장하고 있다.

사회주의 사회의 인재 양성 문제에서 당성(紅)과 전문성(專) 간의 균형은 늘 논쟁의 초점이 되어왔고, 이는 북한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두 측면을 노동신문의 전국교원대회 보고 기사에서는 “조국과 인민을 알고 사회주의건설에 복무하는 혁명인재”, “심도있는 전문지식과 다방면적인 지식, 높은 탐구능력과 응용능력을 지닌 창조형 인재” 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교육에서는 전자에 초점을 둔 교육이 우위를 점해왔지만, 각 시기마다 사회적 과제를 반영하여 정치사상교육과 과학기술교육 간의 관계 양상이 조금씩 변화되어 왔다.

근래 들어 정치사상적 측면에서 교육의 중요성보다 과학기술과 경제력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정보화시대라는 거시적 변화와 북한의 국가발전전략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 북한체제의 안정성 등과 연관된다. 김정은 집권 직후에는 권력 승계의 정당성 확보와 통치 이데올로기 공고화 차원에서 정치사상교육에 강조점이 두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통치체제가 공고화되면서 과학기술교육 강화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창의력 있는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현안: 제도개혁 후속과제 추진과 교원진영 강화 등 교육 발전 기반 구축

2014년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는 주로 초중등 교육체계 정비와 고등교육의 제도적 개혁 관련 과제가 주로 제시되었다면, 2019년 제14차 전국교원대회에서는 초중등 및 고등교육 부문 제도개혁에 따른 후속과제 추진과 교원 진영 강화, 장기교육전략 구축,시설확충 및 예산 투자 등 교육발전을 위한 기반 구축 차원의 현안이 논의되고 그와 관련된 과제가 제시되었다.

초중등 및 고등교육 부문의 제도개혁과 관련해서는 지난 5년간 추진되어온 제도개혁의 성과를 보전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제시되었다. 초중등교육 부문에서는 학생들의 소질과 개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에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초중등교육과정은 문과와 이과 구분이 없고, 학교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전혀 없다. 따라서 일반 학교에서 학생들의 소질과 개성에 따른 교육의 여지가 넓지 않다. 과학기술 및 컴퓨터 분야, 어학 분야, 예체능 분야의 영재를 교육하는 제1중학교, 외국어학원 등의 영재교육기관과, 우리의 특성화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기술고급중학교 등이 학생들의 선택이 가능한 영역이라 볼 수 있다. 담화문에서 소질과 능력에 따라 상급학교에 갈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주어야 한다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일반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선택과목과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법보다는 제1중학교 등 영재교육기관의 학생 선발방식, 시기 등과 관련된 제도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 이외에도 중등일반교육단계와 고등교육단계의 영재교육 체계의 연속성 강화, 외국어교육 강화, 지적능력과 창조적 응용능력평가 위주로 평가방법 개선 등의 과제가 제시되었다.

고등교육 부문의 과제로는 대학의 유형과 양성목표를 고려한 인재수요 계획 및 이를 반영한 대학 학제·학과 정리, 학부 규모 설정 등이 제시되었다. 특히 정보화시대라는 변화를 반영하여 첨단과학기술 관련 학과를 적극적으로 개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최근 북한 대학에서는 첨단과학기술 분야 학과 및 전공 개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올해에도 37개 대학에 정보보안학과, 나노재료공학과, 로봇학과 등 85개 학과가 신설되었다. 전국교원대회에서 첨단과학기술 관련 학과 개설을 특히 강조한 것은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리라는 점을 예측하게 한다.

제14차 전국교육일꾼대회 담화문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강조하고 있는 것은 교원진영 강화이다.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 담화문에서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실현을통한 사회주의교육강국”이라는 ‘교육혁명’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면, 제14차 전국교원대회 담화문은 ‘교육혁명’의 과업을 달성하는 데 있어 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수행되어야 할 과제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담화문에서 교원진영 강화의 과제는 교원 양성, 배치, 재교육 등 다각도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정보화시대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원 부족이라는 북한 교육계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담화문에서는 교원의 자질 중에서도과학이론과 정보기술기재 활용 등 정보화 관련 자질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북한 사회에서도 컴퓨터, 휴대전화 등 ICT 기기가 확산되고, 교육정보화 추진으로 인해 ICT 활용수업이 가능한 수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비해, 교사들의 정보통신기술 활용 수준은 높지 않아 교육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또한, 담화문에서는 교사의 자질과 관련하여 교사들에게 전공과목 이외에 한두개의 인접과목에 대한 수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 요구하였다. 이는 학제개정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되었던 12년제 의무교육이 2017년에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기술고급중학교 교종이 신설됨에 따라,교원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담화문에서는 초중등 교원진영 강화를 위한 과제로, 교원 자질향상 이외에 교원대학과 사범대학에 우수 학생 배치, 사범교육 개선, 현직교원 재교육사업 강화 등을 제시하였다. 한편, 대학교원의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박사원 교육 이수자와 해외 유학생 등 우수 인력을 대학교원으로 배치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 이외에도 전국교원대회 담화문에서는 교육에 대한 국가 투자 확대와 학교후원 활성화, 교육 시설 확충·개선 등 교육 인프라 강화를 위한 지원 과제를 제시하였다. 특히, 모든 교실을 ICT 활용이 가능한 ‘다기능화’된 교실로 전환하는 등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교육적 대응을 강조하였다. 또한, 당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와 도, 시 군당위원회 교육부의 역할 제고 및 과학적, 장기적인 전략 구축을 지시했다.

향후 북한 교육 정책 전망: 제도개혁의 정착과 세계적 교육 지향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북한 교육의 제도개혁기라고 본다면, 제14차 전국교원대회 이후의 일정한 기간은 변화된 제도의 안정적 운영 및 내실화에 주력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내실화의 구체적인 과제는 위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기술고급중학교 전공 및 교육과정 개발, 대학통합을 통한 종합대학 확충과 대학, 직업기술대학의 학과·교육과정 정비, 교육방법과 평가 및 입시제도 보완, 교육정보화, 원격교육의 지속적 확대,교원 자질향상 등이 될 것이다.

이후의 북한의 교육정책 방향은 정보화시대,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시대적 변화와 세계적 교육트렌드를 반영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 이루어진 교육제도의 개혁은 초중등학제 개정과 고등교육 구조 개혁인데, 두 가지 모두 ‘세계적 추세’,즉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고, 정보화시대로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방향성은 앞으로 상당한 기간 유지될 것이다. 5년 전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는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내다보는” 방식으로 세계적 교육발전의 경험을 수용하고 발전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논의되었다면, 금번 전국교원대회 보도문과 김정은의 담화문에서는 “세계에 도전하고 경쟁하며 세계를 앞서나가는” 방식으로 교육발전국들의 교육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한 발짝 더 나아간 언술이 전개되었다. 북한이 실제로 이러한 목표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는 국제사회와의 교류협력 가능성과 북한체제의 개방성일 것이다. 북한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인 엄격히 통제되는 과도한 정치사상교육의 무게를 덜 수 있는 것은결국은 체제안정에 대한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o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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