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위치한 섬 함박도(사진=구글지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위치한 섬 함박도가 한국 땅이냐 북한 땅이냐를 놓고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 군사전문가들은 현지에 들어선 북한 군시설이 미국의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0일 “북한이 실제로 방사포 등을 함박도에 배치한다면 한국을 겨냥한 무기의 타격 범위와 대상을 늘리는 것으로, 과거와 달라진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한반도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VOA에 말했다.

특히 “함박도에서 45km 거리에 있는 인천공항과 60km 떨어진 인천시는 북한의 240mm 다연장로켓 사정권 안에 들어가고, 거리상 효율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북한의 대공미사일 SA-2 타격 범위에도 모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행정 수도가 부여된 이 섬에 북한군 관련 시설이 들어섰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 국방부는 "함박도를 NLL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도서로 규정하고, 현지에 레이더 등 감시초소 수준의 시설이 있지만 장사정포 등 화기는 없다"고 밝혔다.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함박도 감시시설은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전인 2017년 5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만큼 합의 위반이 아니며, 유사시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글 지도 등에는 함박도가 NLL 남쪽으로 표시되지만, NLL을 표시한 미국 정부 공식 지도를 보면 이 선이 해당 지역에서 남쪽으로 살짝 꺾여 함박도의 위치를 NLL 북쪽으로 추정하게 한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함박도에 레이더 관측 장비가 설치됐다는 한국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북한이 통신방해기를 설치해 방해 전파를 발신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발사 기지로도 함박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국방부가 이런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묘사하는 것이 걱정스럽다”며, “한국이 자국의 안전을 지키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노출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관할권 논란이 있는 섬을 북한 영토로 당연시하는 한국 군 당국의 태도는 NLL 인근 다른 무인도서에 대한 북한의 영유권 주장을 부추길 수 있는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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