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사진=VOA)

북한이 올해 주요 한미 연합훈련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에서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수위를 조절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선임국장은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비난 수위를 낮춰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려 한다고 rfa에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마무리되면서, 북한이 20일자 노동신문 6면에 개인 명의의 논평 형식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은 계속하되 수위는 단계적으로 낮추는 전략적인 대외 소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스 국장은 이어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북한과의 실질적인 협상 타결이 가능한 독특한 대통령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 비난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에 대한 압박을 높여 제재완화를 조속히 얻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민타로 오바(Mintaro Oba) 전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관 역시 "철저히 계산된 대외 메세지만을 내보내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 이제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 전 담당관은 또 "북한이 한미 양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에 능수능란하다"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미 협상 지렛대로 이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북한 노동신문 논평이 6면에 실린 것과 관련해, "북한이 긴장감을 높였다 낮추는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틀 안에서의 일시적인 긴장완화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김 분석관은 “미국과의 협상이 김정은의 뜻대도 진행되지 않을 때 북한이 ‘긴장완화’(de-escalation)의 쪽에 머무는 것에 대한 유인책(incentive)은 거의 없다”면서, “김정은은 아직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사소하고 기습적인 북한의 긴장완화 행보를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완화 신호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핑계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외면하고 있고, 한미 연합훈련이 주권침해라는 북한의 말도 안되는 주장이 실제로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 중단하는 것이 북한이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를 방어하기 위한 우리의 준비태세를 점진적으로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정당성 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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