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미국과 북한 정상들이 약속한 실무회담 재개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북한이 한미연합군사 훈련을 실무회담과 연계한 건 대화 재개 의지가 없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VOA에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올해 말에 다시 무기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게 강요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중국과 더 많은 협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비핵화 협상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대신 ‘핵 제한’ 협상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 제한을 대가로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고, 따라서 앞으로 전진할 만한 기초는 현재 다져지지 않은 만큼 현 상황이 “비관론을 펼 이유가 충분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북한 외무성의 발언으로 인해 실무회담은 어려워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고위급 실무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보여졌지만, 북한이 많은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닝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핵 포기를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이며, 대신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처럼 정상적인 국가로써 핵 무기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의 핵 동결과 일부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방식은 궁극적으로 미국이 협상에서 지렛대를 잃게 만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 측의 발언이 추가적으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전략”이라면서, “한미군사훈련 축소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략은 미국과 한국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일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이 미국을 압박해 군사훈련을 더 줄이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 1년 전 싱가포르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이후 12개의 훈련이 중단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북한으로부터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로 훈련을 중단하는 건, 동맹과의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는 등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긴 늘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상응조치를 기대한다는 해석을 내리기엔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자누지 대표는 “긴장 완화 조치라는 측면으로 볼 때 북한은 대화 기간 중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실험을 중단했고, 미국도 즉각적으로 높은 단계의 연합 군사훈련을 멈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오는 8월 미국이 중요한 훈련을 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누지 대표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대화를 중단시킬지 여부를 알기는 어려운 상태”라면서도, “양측은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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