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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對한국 수출 규제의 배경과 시사점,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 승인 2019.07.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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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對한국 수출 규제의 배경과 시사점 

김숙현 대외전략연구실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 1일자로 자국의 수출관리 규정을 재검토하여 스마트폰 및 TV(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對한국 수출 규제조치를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 확정 판결 이후 8개월 여 만의 조치이다. 또한 지난 3월에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인 아소 다로가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이후 첫 번째 일본 정부의 대응이다.

경제보복 조치의 배경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및 관련 기업이 위자료 지급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1965년 한일 협정의 근간을 흔드는 판결로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면서 한국정부에시정을 요구해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삼권분립에 의거하여 사법부 판결에 개입하지 않고, 피해자 중심에서 해결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신중한 대응을 모색해 왔다. 그런 가운데 G20 오사카 회의를 앞둔 6월 19일, 우리 정부가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하여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물론 피해자 측도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피해자나 한국 및 일본 기업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본 정부와도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내놓은 해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판결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인단은 1월과 3월에 포 스코, 일본제철이 합작한 PNR의 주식 19만 4794주(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약 9억 7300여만 원 상당)를 압류하고 일본제철 측과 배상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제철 측으로부터 회답이 없었고 5월 1일자로 대리인단은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해당 주식의 매각 명령을 신청하였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6월 18일 일본제철에 ‘서면을 받은 지 60일 이내에 의견을 제출하라’는 심문서를 발령했는데, 대리인단은 아직 이 심문서를 일본제철에 발송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지난 6월 26일에 서울 고법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 로 1인당 1억 원 배상을 판결하였다.

이렇듯 강제징용 관련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일방적으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국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주력 품목에 대한 규제를 결정하였다. 일본제철에 발송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지난 6월 26일에 서울 고법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 로 1인당 1억 원 배상을 판결하였다.

경제보복 조치의 목적

현 시점에서 일본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규제를 가한 목적은 무엇일까?

첫째, 한국의 대표적 수출 품목에 대한 제재로 경제보복의 상징성과 가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 1월부터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해왔고, 우리 정부 또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먼저 일본 측이 취할 수 있는 경제보복 조치로 일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및 한국 상품에 대한 압박이나, 드러나지 않는 금융제재의 단계적 강화, 기술 및 과학 분야에서 의 협력 지연, 그리고 전략물자 수출의 규제가 예상되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인데, 이번 조치에 포함된 세 품목은 바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 작 때 사용되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그리고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 화수소)이다. 즉,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산업 및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문에 타격을 주겠다는 뜻이다.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재와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조치를 취한 목적은 이번 규제조치로 직격탄을 맞게 될 기업이 삼성, SK,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고 이들 기업에 대한 경제보복은 곧 한국 경제에 대한 보복이라는 상징성과 가시적 효과를 노렸다고 봐야할 것이다.

둘째,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한국 때리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한일 양국 은 2017년 위안부합의 재검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의 초계기 마찰에 이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에 대한 WTO제소에서 일본이 패소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일본은 지난 6월 28일과 29일에 오사카 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일정상의 이유로 개최하지 않은데 이어 7월 1일자로 한국 주요 수출품에 대한 규제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이렇듯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배경에는 참의원 선거가 있다. 현재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3% (요 미우리 신문/6.28-29일 실시)로 지난 달 조사에 비해 2% 하락했다. 이번 참의원 선 거는 아베 내각에 대한 신임도를 묻는 성격이 강하고 향후 내각 지지율에 따라 아베총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헌법 개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은 아베 총리가 꿈꾸는 ‘강한 일본’ 구상에 명분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지 않고 있어 아베총리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한국 내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압류 조치를 빌미로 ‘한국 때리기’에 나서 고있으며, 이를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한국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反韓 감정이 깊은 우익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내포하고 있다.

장기간 수출규제는 오히려 일본에 ‘독’

현재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는 오히려 일본에 ‘독’이 될 수 있음을 일본 정부는 알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양국 간 신뢰관계가 현저기 훼손됐기 때문”에 군사 목적으로 전 용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우대 조치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이번 조치는 강제징용이라는 과거사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명백하 다.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경제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과거 한일 관계에서는 여러 차 례경제보복조치가있었어야할것이다. 이렇듯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규제에 대한 명분이 극히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또한 일본은 지난 오사카 G20 회의에서 의장 국으로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으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언급하였다. 일본 정부가 취한 이번 조치는 불과 며칠 사이에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일 경제는 일본의 흑자구조였다. 상당수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대한 규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조치가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일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악수(惡手)를 두는 것은 정치적 계산에 기초한 감정적 대응의 결과이다. 한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사드(THAAD)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이 취한 롯데 등 한국 기업과 상품에 대한 보복조치와 유사한 측면도 있다. 과거사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자유무역주의를 강조해 왔던 일본의 국가 이미지와 위상에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제법적 대응과 향후 대일 수입의존도의 감소 추진

우리 정부는 이번 일본 정부가 취한 조치에 대해서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일본의 규제 조치에 대비하여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수입선의 다변화, 국내 생산설비의 확충, 장기적으로 국산화 개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가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에 큰 교훈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사 문제가 외교 갈등으로, 나아가 통상 분쟁 등으로 확산되기까지 한일 관계가 악화된 것은 어느 일방의 책임만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랫동안 한일 양국은 협력과 반목을 거듭해 왔고 협력의 시기에는 상호 배려와 양보가 있었으며 반목의 시기에는 관리와 소통이 있었다. 감정적 대응보다는 보다 냉정함을 갖고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현재 한일 관계는 ‘관리’와 ‘소통’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SPN 서울평양뉴스 편집팀  sepyong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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