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시진핑 주석의 방북과 북한 비핵화 협상 전망 및 파워 엘리트 변동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 그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및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시진핑 총서기의 방북을 간절히 희망해왔지만 시진핑은 미중 무역분쟁과 북중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해 평양 방문을 미뤄왔다. 그런 시진핑 총서기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방북을 결정한 것은 홍콩에서의 대규모 시위에 쏠린 국제사회의 시선을 평양으로 옮기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유리한 협상을 위해 북한 카드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진핑 총서기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선이 보여준 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비핵화 추동을 위한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지지했다. 그리고 “중국은 계속해서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며 대북 안전보장 지원 용의까지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고 지난 1년간의 주변국 반응에 불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힘으로써 시 주석이 요구한 것처럼 비핵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시진핑 총서기가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지속을 조건으로 대북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지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향후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번 북중정상회담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참가해 그의 특별한 위상이 재확인되었다. 과거에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못했다.

북중정상회담에는 김재룡 내각 총리와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참가해 회담에서 양국 간의 고위급 교류와 경제협력,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양국 군사교류 및 중국의 대북 안전보장 문제 등이 심도 있게 다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북중정상회담에 대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리용호의 이름은 리수용보다 먼저 호명되어 리용호가 현재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영철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의 시진핑 영접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북중정상회담에 참여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직과 부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과 김정은의 대외 정상외교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여정이 시진핑과 북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구성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에 빠졌다고 해서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김여정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급 인사들과 함께 시진핑 주석을 영접해 그가 최근에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위원직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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