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서거와 북한의 조문단 파견 전망>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남북한 상호인정과 화해협력에 혁혁한 기여를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6․15 남북정상선언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별세했다.

과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한 인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조문단을 파견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을 특별기로 파견했다.

이희호 여사가 전직 대통령이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북유럽 순방 중이기 때문에 북한은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2011년 서거했을 때 이희호 여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해 조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북한이 2009년에 파견한 것과 동급의 고위급 조문단을 보낼 수도 있다.

이 경우 박광호 당중앙위원회 선전 담당 부위원장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지만 박광호 부위원장 대신 김기남 전 부위원장과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조문단 대표로 파견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확인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단순히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낸다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 그리고 조문단의 위상 여부가 향후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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