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형성과 비공식성의 아세안 정책결정 과정

이재현 아세안-대양주 연구센터

아산정책연구원

 

아세안의 정책결정 과정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비공식성과 비정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화 수준이 높은 유럽연합과 비교해 아세안의 정책결정 과정은 파악하기 어렵다. 아세안의 방식 (ASEAN Way)이라 불리는 아세안 고유의 질서는 제도화를 어렵게 하고, 그 결과 정책결정 과정도 비공식, 비정형의 특징을 띠게 된다. 아세안의 정책결정 과정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많은 정책결정이 만들어 지지만 그 과정과 내막이 잘 알려진 경우는 많지 않다. 몇몇 중요한 사례는 관련자들의 입을 통해서 외부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이 마저도 사람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다. 특정 정책이 만들어진 경로를 알 수 있다 해도 사안이 달라지면 결정과정의 동학도 달라질 수 있어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아세안 관계와 협력의 심화,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위해 아세안의 정책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국은 신남방정책 하에서 한국의 주 아세안 대표부의 위상과 역할을 크게 강화했고 여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아세안 대표부의 공략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제안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전달이 되고, 처리되며 어떻게 결정이 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안에 따라서 관련된 절차나 동학이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경로를 파악하고 아세안의 어떤 제도들이 관련이 되어 있는지 알고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이를 위해 크게 아세안 정책결정의 기본 원칙, 과정, 그리고 주요 제도의 역할과 권한을 먼저 검토한다. 이후 한-아세안 관계와 관련된 정책결정의 동학을 간단히 파악한 후, 보다 효과적 협력과 관계 심화를 위한 한국의 전략을 제안한다. 여기에서 밝히고 있는 아세안의 정책결정 과정은 매우 일반적인 사항만을 다룬다. 개별 사안에서는 다소 정책결정 과정과 관련된 동학이 크게 다를 수도 있다. 나아가 여기서 다루는 정책결정 과정의 내용 역시 몇몇 전문가와 내부자를 통해서 파악된 것이므로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도 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 아세안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 때 필요한 최소한의 정책결정과정에 관한 일반론을 정리하는 것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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