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ᆞ러 정상회담(4.25) 평가와 시사점

서동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첫 번째의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러시아 방문이자 첫 번째의 양국 간 정상회담이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네 차례나 방문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한 점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김정은의 이번 행보는 시기적으로 2.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앞으로의 북미 대화와 협상 국면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4월 26일 조선중앙통신은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 대해 “제2차 조미 수뇌회담 이후 불안정한 조선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유지 관리해 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유익한 계기로 되었다는데 대하여 일치하게 평가했다”고 소개하였다. 긴 언술이지만 북한이 회담에 임한 입장과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북한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때는 6자회담 체계가 가동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향후 러시아의 역할과 개입 확대를 시사해 주목을 끌었다. 공식적으로 공동성명이 발표 되지 않은 가운에 북ᆞ러 모두 공통분모를 찾으려 하면서도 일견 각자 자신들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내비친 점이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번 김정은 訪러의 핵심은 ‘북ᆞ러 모두 미국과 중국을 의식한 가운데 서로의 전략적 이점을 찾아 공유하고 향후 유리한 대미 협상 구도를 마련해 보려는 것’에 있다. 상호 북한카드, 러시아카드를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역내 존재감을 각인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략적 입장을 어필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2.28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대내외 난관을 극복할 필요가 있으며, 러시아는 역내 안보 현안 당사자로서의 위상과 영향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